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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무엇을 기대해도 충족될 것…'아이캔스피크'

기사입력 : 2017년09월14일 10:00

최종수정 : 2017년09월19일 13:04

[뉴스핌=장주연 기자]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그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매일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옥분은 수준급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목격한다. 그는 곧장 민재에게 선생님이 돼 달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영어 수업은 시작되고,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리고 머지않아 민재는 옥분이 영어에 매달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아이캔스피크’는 할머니와 9급 공무원 청년의 휴먼 코미디로 소개돼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소재는 위안부 문제다. 영화는 지난 2007년 미 하원의회 공개 청문회를 통해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된 실제 사건을 재조명했다. 가볍게 시작된 옥분과 민재의 에피소드는 극 후반 일본의 실상과 만행을 증언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청문회 현장으로 다다른다. 즉, 휴먼 코미디의 외피를 벗겨내면 그 중심에는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건이 있고, 반드시 보고 듣고 기억해야 할 묵직한 메시지가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토록 아프고 쓰린 역사를 다룬 방식이다. ‘아이캔스피크’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았다. 동시기에 개봉하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비롯한 그간의 위안부 소재 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적나라한 묘사는 최소화했고, 보다 우회적으로 접근했다. 포커스도 팩트 전달이 아닌 그 아픔을 가슴에 묻고 현재를 견뎌내는 피해자 할머니의 모습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동시에 ‘우리’라고 일컬어지는, 할머니의 주위 시선을 강조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현석 감독의 연출력이 가장 돋보인 지점은 균형 맞추기다. 김 감독은 엔딩으로 가는 그 과정이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밸런스를 잘 맞췄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웃음 코드에는 현 사회를 향한 따끔한 충고도 담았다. 모든 것이 조화롭고 적절하게 스며들었다. 그러니 완성도 면에서 특별한 흠이 없다. 상업 영화로서도 완벽하다.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은 데에는 강약조절에 능한 배우들 덕도 있었다.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나문희, 이제훈을 필두로 염혜란, 이상희, 성유빈, 박철민, 정연주, 이지훈, 손숙, 김소진 등 모두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로 분한 나문희의 열연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연륜으로 완성된 풍성한 표현력과 깊이는 그 어떤 단어로도 형용할 수 없다. 오는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영화사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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