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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륭 "재벌지배구조 원시적...개인보다 시스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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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 노르딕 모델이 지향점…포용성·혁신성·유연성이 핵심
한국형 조합 만들어야…'살라미 전술' 필요

[뉴스핌=최유리 기자] "포용국가는 지금과 같은 현실을 초래한 박정희 모델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여기에 집합적인 노력을 통해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성경륭 전 참여정부 대통령 정책실장의 말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골격을 짠 인물이다. 최근 저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구상: 포용국가’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나아가야 할 국가 플랜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가 설계한 국가 모델을 들여다보기 위해 성 전 정책실장을 만났다. 

다음은 포용국가에 대한 성 전 정책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성경륭 한림대학교 교수 /이형석 기자 leehs@

-'포용국가'에 대한 구상은 언제, 어떻게 하게 됐는지?

▲대학 시절 '한국사회연구회'(한사연)이라는 학회에 들어갔다. 학회에서 유신 직후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중 하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였다. 박정희 모델은 민주화 초기까지만 해도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룩하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불평등 같은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박정희 모델에 대한 당시 평가가 안일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에 이민 가고 싶다는 국민 비율이 70~80%에 이른다.

이 같은 현실에 도달하게 된 이유를 돌아보니, 근본적으로 박정희식 국가 주도 발전 모델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하게 됐다. 박정희 정부는 혁신성이 낮은 상황에서 재벌을 중심으로 수출산업을 키웠다. 결국 낮은 제품가격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간 것이다.

포용국가는 지금과 같은 현실을 초래한 박정희 모델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여기에 집합적인 노력을 통해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

-'포용국가'를 보면 유럽형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 이른바 '노르딕 모델'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앞에는 크게 보면 영미식 자유시장 모델과 노르딕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영미식은 무한경쟁과 성과중심주의가 핵심 원리다. 경쟁을 통해 개개인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보상에 차별을 둔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비정규직, 불평등, 은퇴 후 노인 빈곤 등 문제가 생겨났다.

영미식 모델은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노르딕 모델이 나왔다. 노르딕 모델은 시장경제를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부담-고복지의 사회보장체계를 수립했다.

다른 한편으론 고부담의 사회보장체계를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교육과 과학기술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성을 실현했다. 동시에 충분한 실업급여,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노동시장의 유연성 세 가지를 결합하는 유연안전성 모델(flexicurity model)로 높은 수준의 유연성도 갖췄다.

시장경제를 기초로 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위험을 국가가 보호함으로써 포괄적 사회보장과 건강한 자본주의를 동시에 실현하게 된 것이다.

성경륭 한림대학교 교수 /이형석 기자 leehs@

-노르딕 모델을 한국식으로 적용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노르딕 모델에 작동하고 있는 원리는 포용성, 혁신성, 유연성 세 가지다. 우리는 이것을 ‘기적의 원리’라고 부른다. 노르딕 국가들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높은 수준의 혁신성, 유연안전성을 동시에 성취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사회에 먼저 필요한 것은 취약집단에 대한 포용성을 확대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해소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며, 기초생활대상자 범위를 넓히는 등의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필요하면 복지 재정도 늘려야 한다.

두 번째는 혁신성이다. 북유럽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지속적 성장과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높은 혁신성 때문이다. 북유럽 국가들은 공교육 지출이나 학생들의 창의성이 세계 최고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도 성장하고 국가경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세 번째는 유연성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서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기업의 주력 업종을 바꾸거나 종업원을 재배치하는 등 산업 구조조정이나 노사관계 조정에서도 유연성이 필요하다.

세 원리가 잘 어우러질 수 있게 한국형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갑자기 북유럽처럼 세율을 40~50%로 높일 수는 없는 일이다. 단순히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식의 변종이나 혼종, 또는 신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큰 문제는 포용성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의 혁신성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는 암기 중심의 입시 교육이 주를 이룬다. 기업들도 비정규직으로 인력을 갈아치울 뿐 교육으로 인적자산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과 자유로운 해고 등으로 노동유연성을 높이려 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따라서 노르딕 모델의 원리를 활용하되, 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살라미(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전술'처럼 포용성, 혁신성, 유연성의 과제들을 여러 단계로 쪼개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한다.

-노르딕 모델의 ‘사회적 시장경제’는 우리 헌법의 '경제민주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경제민주화는 재벌 독과점과 하청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약탈적 관행을 해소하고자 한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두 가지를 보완하는 개념이다.

첫째는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결사를 보장해 협상력을 높이고 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참여를 통해 노사 협력을 증진하고자 한다.

둘째는 적극적 재정정책과 사회보장정책으로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산업 간·기업 간 임금 불평등, 빈곤 문제를 해소하고자 한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지속적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사회적 시장경제’에서 대규모 기업집단, 즉 재벌은 어떤 식으로 개혁해야 하나?

▲우선 한 개인이 얼마 안 되는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것과 같은 기업 구조부터 개혁해야 한다. 그 외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갑을관계 등 기업 행위를 개선해야 한다.

재벌의 잘못된 행위를 개혁하기 위해선 △재벌 오너에 대한 무관용 원칙 △출자총액 제한 △지주사 제도의 엄격한 적용 △국민연금을 통한 의결권 행사(스튜어드십 코드) △대표소송제도 등의 도입이 시급하다.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기업이 많지만 지배구조가 매우 원시적이다. 개인이나 한 재벌가문이 거대 제국과 같은 대기업을 유지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기가 어렵다. 미국도 포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후손들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일이 거의 없다. 특정 개인과 상관없이 시스템으로 지속될 수 있는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3회에서 계속>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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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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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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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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