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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7]"하이 엘지, 에어컨 꺼줘"...AI 주인공 각축전

기사입력 : 2017년09월02일 22:02

최종수정 : 2017년09월02일 22:43

글로벌 가전업체, 아마존 에코·구글 홈으로 스마트홈 시연

[독일 베를린=뉴스핌 김겨레 기자] "오케이 구글, 영화 볼륨을 75%까지 높여줘. 거실 불도 꺼줘"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정보기술 박람회 'IFA 2017'에 마련된 소니 전시장. 소니가 자체 개발한 스피커에 이같이 말하자 1m 거리에 걸려있는 TV 볼륨이 높아졌다. 곧 조명도 어두워졌다.

소니가 스피커에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TV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해서다. 

독일 베를린 'IFA 넥스트'의 아마존 알렉사 전시장. <사진=김겨레 기자>

올해 IFA 전시회의 주인공은 인공지능 비서다. 소니, LG전자, 밀레, 그룬딕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밀레 전시장에서는 "알렉사, 빨래 끝났어?"라고 물어보자 "세탁기가 작동중입니다. 10분후에 종료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쉬와 지멘스 등 유럽 가전업체도 제품을 알렉사와 연동했다. 

'오픈 커넥티비티' 전략을 쓰는 LG전자는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모두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웨이브로도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연결할 수 있도록 검토중이다.

LG전자는 AI 스피커를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에어컨과 세탁기에도 자체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별도의 스피커를 통하지 않고도 에어컨 앞에서 "하이 엘지, 에어컨 꺼줘"라고 말하자 듀얼 에어컨이 작동을 멈췄다.  

필립스도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모두 협업한다. 필립스는 음성인식으로 조명을 켜고, 잠에서 깰때 햇빛과 같은 조도를 설정해주는 등 수면에 적합한 환경으로 만드는 스마트조명을 선보였다.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중국 유비테크 로봇. 요가를 가르쳐준다. <사진=김겨레 기자>

중국 로봇 업체 치한과 유비테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알렉사를 적용했다. 로봇에게 "요가를 알려줘"라고 말하자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팔을 뻗는 요가 동작을 보여줬다. 하만과 온쿄, 야마하 등 오디오 업체들도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를 내놨다.

이처럼 아마존이 전세계로 알렉사 생태계를 확장한 것은 전세계 오픈 전략 덕이다. 누구나 자신의 제품에 알렉사를 적용할 수 있다. 전시회에서 만난 아마존 직원은 "누구나 알렉사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존조차 어떤 곳에 사용되는지 잘 모를 정도"라고 전했다.

글로벌 AI 스피커 점유율도 선발주자인 아마존이 구글에 앞선다. 업계에서는 AI 스피커 시장의 75~80%는 아마존이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방대한 음성 인식 데이터를 보유해 정확도가 높고, 구글 어시스턴트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에코를 분해해보면 그 가격대(약 20만원)로 나오기 어려운 제품"이라며 "알렉사의 음성인식 데이터 확보를 위해 상당히 공격적으로 스피커를 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가전업체들도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빼놓지 않았다. 하이센스는 자체 기술로 만든 AI '알렉스'를, TCL은 음성인식 TV를 전시했다. 레노버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코타나를 탑재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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