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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품위있는 그녀' 김선아가 말하는 #박복자 #결말 #인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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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시작은 잔잔했다. 대답을 하면 할수록 캐릭터에 몰입이 된 건지, 촬영 당시가 떠올랐는지, 말을 멈추기도 했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풍부한 감수성, 그게 바로 그의 연기 밑천이자 성장 동력이 아닐까.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까페에서 진행된 JTBC '품위있는 그녀' 종영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선아는 배우 그 자체였다. 겉모습은 아직 '박복자'였으나, 과연 그를 연기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된 사람이었다.

"'박복자'는 정말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죠. 그의 과거가 밝혀지지 않았을 때까지는 이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하고 싶었던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죠. 캐릭터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어요."

연기한 본인마저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밝힌 박복자는 돈을 노리고 재벌가에 입성, 회장의 간병인에서 안주인 자리를 꿰차는 인물이다. 앞서 '품위있는 그녀' 백미경 작가가 대본 집필 단계에서 실제 사례들을 직접 취재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드라마가 실화를 참고했는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았어요. 아무리 제가 상상을 해봤자 잘 모르는 이야기니까요. 실화를 참고했다는 것은 뒤늦게 알았어요. 어쩌면 더한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 사람 사는 이야기, 사랑 이야기잖아요.(웃음)"

그러나 극중 박복자는 벽돌로 머리를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욕망만 쫓다 결국 허무하게 죽어버린 것. 박복자와 날을 세우던 재벌가 장남 안재구(한재영)가 구속됐으나 진범은 그의 아들 안운규(이건우)였다. 그는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에 박복자 때문에 자신의 부모와 집안이 갈등을 겪는 것을 힘들어한 인물. 실제로 박복자에게 비오는 날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운규와 복자는 태생부터 다르죠. 운규는 좋은 집에 태어나 많은 걸 가졌어요. 하지만 매일 혼자에요. 귀 막고 방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죠. 운규 역시 또다른 복자인 것 같아요. 운규의 엄마는 심리학 교수에요. 사람들을 가장 잘 꿰뚫어보는 직업이죠. 그런데 정작 자기 아들에 대해서는 몰랐어요. 가족을 외롭게 둔 거죠. 이런 부분들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김선아는 악착같이 살 수밖에 없었던 박복자에 대해 회상할 때마다 머뭇거리곤 했다. 특히 안쓰러웠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때론 악랄하고 때론 교활했지만, 어찌보면 한없이 어린 아이 같았던 박복자. 김선아는 어떤 부분에서 동정심이 들었던 걸까.

"복자는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꿈과 욕망의 차이를 모르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잘못된 길을 간 거죠. 드라마 20부 내내 복자는 자기가 아닌 것처럼 무언가를 보여야 하고 늘 가면을 쓴 것처럼 행동하고 말해요. 과연 이 사람이 진심으로 대화를 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가진 것도 없는데 자신마저 없다는게 너무 안쓰러웠어요. 내레이션 중에 '세상에는 완벽한 진짜도, 완벽한 가짜도 없다'는 말이 있어요. 그래도 복자의 전부가 가짜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또 김선아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박복자와 우아진(김희선)의 관계를 해석했다. 김선아는 '여인의 향기'(2011)를 찍을 당시 스태프가 건넨 초콜릿을 우아진이 박복자에게 건넨 쪽지와 연관시켰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필요적절한 시기에 건네진 도움의 손길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했다.

"'여인의 향기' 촬영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너무 덥고 배고픔도 잊을 정도였는데, 촬영 스태프가 뛰어와서 초콜릿을 쥐어주고 가더라고요. 제가 쓰러질 것처럼 너무 불쌍했었나봐요.(웃음) 정말 고마웠어요. 박복자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그 쪽지가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 아무것도 아닌 쪽지 하나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된 거죠."

'품위있는 그녀'는 첫방송 시청률 2%(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 12%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JT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뿐만 아니라 김선아, 김희선의 여성 투톱 드라마의 새로운 성공 전례를 남겼으며, 두 사람에게 인생작까지 선물했다. 김선아는 "이런 캐릭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작은 소망을 전했다.

"제가 숫자에 민감한 편이 아니에요. 이미 촬영이 다 끝난 상황이기도 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마지막회 시청률은 정말 놀랐어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제게 준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배울 점도 많았고요. 저나 김희선 씨뿐만 아니라 좋은 여배우들이 많아요.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많아지고 더 많은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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