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지도 표기 가짜주소 성매매 악용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바이두지도(百度地圖)가 성매매에 악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두가 광고비 수익만 챙기고 성매매를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9일 중국 파즈르바오(法制日報)등 중국 매체들은 최근 상하이(上海) 공안이 불법 성매매 업소 3개를 단속해 관계자 수십명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성매매 업소는 바이두지도에서 ‘목욕탕(洗浴)’, ‘추나안마(推拿按摩)’ 등 상호명을 사용해 영업하면서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파즈르바오는 “바이두지도를 이용한 불법 성매매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기존 성매매보다 더 체계적이고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두지도에서 ‘목욕탕’, ‘추나안마’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업체들이 표시되는데, 이 중 주소지가 불문명하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주소지를 올려놓은 곳은 성매매 업소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상하이 시내에서 바이두지도를 통해 목욕 추나 안마 등을 검색하면 2600개가 넘는 업소가 표시된다. 이 중 성매매 관련 업소들은 천화사우나(千花桑拿), 지존국제사우나(至尊國際桑拿)등 성매매를 암시하면서도 불분명한 상호를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두지도에 표시된 위치는 가짜고, 주소만으로는 절대 위치를 찾을 수 없다”며 “주소와 함께 검색되는 전화번호로 연락해 성매매 희망 여부를 밝혀야 실제 업소 위치를 가르쳐 준다”고 귀띔했다.
바이두가 광고수입만 챙기고 성매매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이두지도 검색순위 상위권에 들기 위해 성매매 업소들은 수십~수백위안의 광고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성매매업소 관계자는 “광고비용 때문에 처음 6개월간 10만위안(약 1700만원)의 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중국 목욕탕 업계 종사자는 “바이두지도가 성매매의 온상으로 변질되면서 정상적인 목욕탕, 안마 업체의 영업까지 방해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상적인 목욕, 안마 시설임에도 성매매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9일 저녁 바이두지도는 성명을 통해 “바이두지도를 이용한 성매매 업체가 적발됐으며, 앞으로 바이두지도가 불법 영업활동에 이용되지 않도록 검색 필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속적인 성매매 단속으로 성과를 거뒀으나, 일부 성매매 업소들은 더 은밀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