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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군함도' 류승완 "피해자 흉내 내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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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정말이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의 모든 영화에 갑론을박이 있었다지만, 이처럼 논란이 계속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개봉 일주일 후 마주한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짙게 묻어났다. 하지만 덤덤했다. 예민할 수도 있는, 사실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 이어졌으나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차분히 답을 이어갔다. 다만 “다시 만들어도” “지금도 내 생각은” 등의 말을 여러 차례 힘줘 말했다. 이 작품을 어떤 태도로 접근했고, 어떤 확신으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생각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알려주겠다는 듯이.

류승완 감독(44)이 신작 ‘군함도’로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달 26일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고 공개됐죠. 그다음 문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흥행도 마찬가지예요. 사실 ‘베를린’(2012) 땐 제작비 압박이 컸는데 이번에는 없었죠. 그저 제 본연의 일에 집중했어요. ‘올바르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충분히 영화로서의 가치가 있는가?’ ‘영화적 흥분을 잃지 않으면서 목적을 향해 가는가?’ 등의 고민은 오히려 제작자, 프로듀서의 몫이니까요. 제가 언제 이런 규모의 세트를 지어서 만들어보겠어요. 그냥 제 본연의 일에 충실했고, 영화를 만들고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방향, 제가 넘어서고 싶었던 한계들에 대한 성취는 느꼈어요. 만족스러워요.”

알려졌다시피 시작은 한 장의 흑백 사진이었다. ‘베를린’ 촬영이 끝날 무렵, ‘군함도’를 공동 제작한 필름케이 김정민 대표가 군함도 탄광 노동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영화화를 제안했다. 단숨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무지했다. 그래서 천천히 취재부터 시작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다루는 것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 징용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들이 해방을 바랐던 건 정치적 입장의 독립이 아닌 실존적 이유죠. 배가 고프고 잠도 못자고 탄 떨어지는 소리가 무섭고…. 그래서 이분들이 제힘으로 섬을 빠져나오는 게 해방이라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박무영(송중기)을 ‘슈퍼 히어로’라고 하는데 전 이 영화를 영웅이 민중을 이끄는 구도로 생각한 적이 없죠. 지금도요. 박무영이 선동하지만, 결국 탈출을 선택하는 건 다친 사람, 아버지, 소년이죠. 하물며 박무영의 계획이 다 실패하고 총을 놔버릴 때 딸을 살리겠다는 아버지가 제일 먼저 나서요. 그러고 박무영이 다시 싸우죠. 그러니까 우리 영화는 몇 가지 증거로 사실을 밝히고 진실로 도달하는 방식이 아닌 거예요. 다시 이 영화를 만들어도 선택을 바꾸지는 않을 거예요.”

촬영은 고됐다. 극한의 현장을 재현해야 했기에 몸도 마음도 피로했다. 그러나 모든 작업이 그러하듯 짜릿한 기쁨도 맛봤다. 연출하면서 의도치 않았던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을 때라고 했다. 그 순간을 회상하던 류 감독은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런 건 주로 배우들에게서 나와요. 예상치 못한 기운이 현장에서 포착되는 거죠. 표정, 행동, 타이밍이 대본에 있는데도 그 배우만이 만들어 내는 분위가 있어요. 이를테면 칠성(소지섭)은 분장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더 강한 아우라를 풍겨요. 훈도시만 입고 머리도 삐뚤빼뚤하게 깎여서 우스우면 어쩌지 했는데 그 상황, 그 인물로 보이니까 아우라가 찍히는 거죠. 배우와 배우가 앙상블을 이뤘을 때 그 기운에서 튀어나오기도 해요. 가장 좋았던 건 강옥(황정민)과 소희(김수안)의 고무줄 신. 황정민 선배가 가끔 선물처럼 준비하는 연기가 있는데 그날이 그랬죠. 고무줄 하는 장면 보면서 마음이 젖는데 갑자기 ‘비행기~’하면서 애를 들어 올렸어요. 수안이랑 둘이 그 장면을 만든 거예요. 현장 여성 스태프들은 펑펑 울었죠. 진짜 짜릿했어요.” 

류 감독이 연출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거였다. 그는 모든 캐릭터(특히 위안부 피해자 말년)의 사연을 감상적으로 늘어놓기 원하지 않았다.

“동정은 금방 사라져요. 위험한 방식이죠. 관객을 자극할 수 있겠지만, 그게 선동이죠. 우리가 보고 싶은 이미지를 만든 거니까. 몇몇 분은 왜 그 안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냐고 묻죠. 전쟁은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요. 그리고 인간은 극한 상황에 처하면 본능적으로 균형을 잡고자 하죠. 장례식장에서 우스갯소리로 상주를 위로하듯이. 죽고 싶을 만큼 힘들지만, 이 안에서 인간 밑으로 타락하고 싶지 않으니까 제기라도 차는 거죠. 더 무너지지 않게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거예요. 우리 민족은 대단해요. 혼과 얼을 빼앗으려는 일본으로부터 35년 동안 언어를 지켰어요. 강하잖아요. 근데 왜 비참한 걸 보여줘야 하죠? 지난 촛불 광장을 봐요. 분노만 했나요? 진짜 무서운 에너지는 활력이었어요. 함께 웃으면서 전진할 수 있다는 믿음, 한국인들은 그게 있어요. 그걸 우리의 시선에 맞춰서 동정하면 그거야말로 왜곡이죠.”

내친김에 ‘역사 왜곡’에 관해 자세하게 물었다. ‘군함도’는 베일을 벗자마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어떤 역사 영화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군함도’는 역사 왜곡을 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모두 사실을 기반으로 했죠. 집단 탈출도 40여 명이 한 적이 있었고, 이들이 싸우는 방향도 파업 사태가 일어났을 때 조선인들이 싸운 방식이에요. 군함도 전문가, 군사 전문가들에게 자문받아가며 만든 거죠. 사실 햇수로 4~5년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자료가 없는 것, 우리나라에 단 한 사람의 전문가도 없는 거였어요.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고 하는 데 되묻고 싶은 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왜곡이냐는 거죠. 저희는 철저히 준비했고 만난 분들께 들었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든 겁니다. 앞서 말한 음주, 흡연 등은 이유가 있기에 충분히 무너지는 논리죠. 물론 이견이 존재할 수는 있어요. 제가 맞다 혹은 틀렸다고 할 수 없죠. 하지만 결코 식민 사관을 조장하지 않았어요.”

화두는 자연스레 스크린 독과점 이야기로 이어졌다. ‘군함도’는 개봉 당일 총 2027개 스크린에서 1만174회가 상영됐다. 개봉 첫날부터 2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한 것은 ‘군함도’가 최초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것이 류 감독의 잘못이라 할 수는 없지만.

“스크린 독과점 방지를 위해 제도화는 필요합니다. 찬성해요. 아시다시피 저 역시 독립영화로 시작했고요. 근데 지금은 속상한 마음도 들죠. 사실 저는 극장, 배급 업자들을 몰라요. 영화 만드는 사람이라 영화를 만들고 내놨을 뿐이에요. 제가 정말 화가 나는 건 이 영화를 통해서 소통하고자 하는 제 의도가 독과점에 완전히 묻혀버린 거죠. 여름 시즌 개봉인데 몰랐냐고 한다면 바로 전작 ‘베테랑’(2015)은 이런 논란이 없었어요. 그런데 정작 담당자들은 나서지 않으니까 속상한 마음이죠. 아마 이 부분에서는 다른 감독들도 피로감을 느낄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다만 이제는 시스템의 본질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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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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