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방치'하자던 트럼프, 이틀 만에 "포기하지 마"
[뉴스핌=이영기 기자] 존 켈리를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해 백악관 진용을 추스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과 정책 우선순위에서 공화당과 마찰을 빚어 주목된다. 오바마케어가 붕괴하도록 '방치'하자던 트럼프가 이틀 만에 "포기하지 말자"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반면 공화당은 세제개혁부터 하자는 입장이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공화당의 정책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도널드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백악관 진용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이날 라이언 하원의장이 "세제개혁은 절대적으로 긴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라이언은 "세제개혁을 통과시키는 것은 다른 어떤 사안보다도 중요하다"며 "경제성장에서 긴요하기 때문이고 이것 없이는 3%의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초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일정보다 훨씬 진척이 더딘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반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포기하지 마라"면서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대체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지난주 미 상원 표결에서 세 차례나 부결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를 재추진할 것을 공화당에 촉구한 것.
<자료=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타임라인> |
이는 이틀전 오바마케어 폐지법안의 상원 통과가 무산되자 "붕괴하도록 내버려두자"고 주장한 태도를 바꾼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반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이른바 '핵 옵션'을 동원하자고 강조했다. 52석에 불과한 공화당은 민주당의 반대 속에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위해 그동안 예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활용했다.
일반적인 법률 처리 방식으로 진행하면 민주당의 반대 때문에 60석 이상 확보해야 하지만, 조정 절차를 이용하면 과반으로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핵 옵션 주장에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으로 하여금 헬스케어 문제로 되돌아 오기를 원하지만 라이언 의원은 세제개혁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공화당간의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갈등을 부각시켰다.
한편, 지난 28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라인스 프리버스 후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임명했다. 프리버스는 사임 전에 백악관 기밀정보 유출과 더불어 백악관 내부의 권력 암투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여러 차례 경질설이 나돌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