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대비 총 2600억 자금 빠져나가
"개별종목으로 투자금 이동한 듯"
[뉴스핌=이광수 기자] 코스닥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코스닥150 인덱스 ETF가 최근 양호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코스피와 개별종목 등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체 코스닥150 인덱스 ETF는 연초 대비 설정액이 약 2600억원 줄었다. 이 가운데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은 최근 6개월 수익률로 23.18%를 기록, 같은 기간 전체 코스닥 상승률인 1.8%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연초대비 빠져나간 돈은 1600억원 가량이다.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 역시 최근 6개월 22.78%의 수익을 냈음에도 755억원의 투자금이 감소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이 수익률이 좋다고 하지만, 코스피200 역시 상당한 수익을 내는 상황"이라며 "비슷한 수익률이라면 우량주가 모여있는 코스피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코스닥150이 코스피에 비해서 매력을 갖으려면 지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의 평균 수익률은 약 18%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2종목을 제외한 전체 6개 코스닥150 인덱스 ETF 중에서 4개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삼성KODEX코스닥150상장지수'만이 연초대비 427억원이 늘었고, 코스닥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인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인버스상장지수' 설정액은 25억원 증가했다.
시장에선 레버리지 ETF에서 자금 유출이 집중된 것은 코스닥 지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미 수익을 충분히 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지수가 더 오를 것으로 보지 않아 레버리지 ETF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정액이 기준치 이하로 줄어 상장폐지 운명을 맞은 ETF도 있다. 지난 4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설정 1년 후 한 달간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으로 하락한 '킨덱스(KINDEX)코스닥150'과 '킨덱스코스닥150레버리지'를 상장폐지했다.
이렇게 코스닥 ETF를 빠져나간 자금은 대부분 코스피나 코스닥 개별 종목으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코스피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나 코스피 인덱스 ETF로 쏠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코스닥150 ETF에도 훈풍이 감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언제까지 코스피만 나홀로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며 "IT(정보기술)와 BT(생명공학기술) 업종도 추후 상승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