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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처음 만난 문 대통령 백악관 3층 '사적공간'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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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환영만찬 마친 후 트리티룸 이례적 공개
윤영찬 수석 "긴장된 상태에서 우호적 분위기로"

[워싱턴DC=뉴스핌 이영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처음 만난 문재인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자신의 사적 공간인 백악관 3층으로 안내하며 큰 호감을 표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 주최 백악관 환영만찬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은 시작부터 매우 솔직하게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만찬 예정 시간인 오후 7시30분을 훌쩍 넘겨 오후 7시50분경에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현관 앞에서 첫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관 앞까지 나와 문 대통령의 차량을 기다렸고,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첫 만남에서 짧지만 강렬한 악수를 나눴다. 한미 정상의 악수는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한번 더 이뤄졌다.<사진=뉴시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만찬 약속시간인 오후 6시에 백악관에 도착해 연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두 정상은 10분간 만찬장인 스테이트 다이닝룸(State Dining room)에서 선 채로 대화를 이어나갔고, 곧 만찬이 시작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초청은 상견례와 환영만찬이 모두 끝난 뒤에 나왔다. 대화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 1층으로 내려가기 직전에 문 대통령 부부에게 "내 사적인 공간을 한번 둘러보시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이에 양국 정상 부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제일 먼저 트리티룸으로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쪽 복도에서 저기 끝까지가 나의 사적인 공간이다. 외부인에게는 잘 공개하지 않는 곳"이라며 트리티 룸을 소개하고 "(이방은) 미국이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사들일 때 계약을 체결했던 곳"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링컨 룸과 게티스버그 연설문 원본을 문 대통령 부부에게 보여주고, 링컨 대통령의 책상에 앉아 사진 찍기를 권유했고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트리티 룸에 보관된 책상은 링컨 대통령이 게티스버그 연설문 원본을 작성할 때 사용했던 것이며 연설문 원본은 방탄유리로 보관돼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내를 하는 도중 멜라니아 여사는 "아들 배런을 재우고 오겠다"며 잠시 이석한 후 몇 분 뒤 다시 일행에 합류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처음 만나자마자 반갑게 악수하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매우 존경한다.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 매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영부인을 만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나는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예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울러 "우리는 오늘밤 엄청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과 북한, 무역, 다른 일 등 일부 복잡한 문제들을 논의해온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진전함에 따라 우리는 이것들을 모두 논의할 것이며, 오늘밤 매우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의 대선승리를 축하하고 싶다. 그것은 위대한 승리였고, 문 대통령은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예상치 못했지만 나는 예상했었다. 나는 그것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문 대통령을 매우 축하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 문 대통령 "트럼프가 북핵문제 해결하면 위대한 대통령 될 것"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오랫동안 한미가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그리고 핵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역설했다.

더불어 "북한 핵과 북핵에 대해 최우선 과제로 삼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서 "만일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과거에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다 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힘에 기반한 외교에 대해서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반적인 상견례와 만찬 분위기에 대해 윤 수석은 "(양국 정상 간) 대화의 분위기는 최초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어제 콴티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대통령께서 하신 연설을 봤다.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다"며 "어제 연설에 대한 칭송의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들었다.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있었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축하드리며 미국의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역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국으로서는 유일하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다.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 역시 미국이다.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수석은 "양국 정상은 또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양국이 함께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 경제 번영 등을 이뤄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양국 정상 간의 대화는 시종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뤄졌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현안들이 건설적으로 논의가 되었다. 그러나 양국 간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양 정상 간 만찬이 끝난 뒤 미측 참석자들은 '오늘 만찬이 매우 성공적이었다. 양국 대통령이 첫 만남을 통해 신뢰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수석은 이날 두 정상이 만나 악수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 두 분은 자연스럽게 악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께서 마주보면서 계속적으로 대화를 했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궁금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문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는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날 첫 상견례를 가진 양국 정상은 모두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의 넥타이를 매 드레스코드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파란색은 일반적으로 시작·편안함·신뢰·성공·희망을 상징하는 색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가 첫 정상회담을 맞아 서로에게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우아한 한복 차림을 선보였다. 김 여사는 푸른빛 두루마기형 저고리에 남빛 치마를 두르고 붉은색 고름으로 맵시를 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입은 한복은 천연 물감인 쪽에 홍두깨를 이용한 전통 방식 그대로 염색한 것이다.

이 한복은 김 여사가 문 대통령과 1981년 결혼할 때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들어졌다. 김 여사의 부모님은 수십 년간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해 김 여사도 한복과 전통 옷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방미 일정의 의상 주제를 '전통과 패션의 만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분홍빛이 들어간 민소매 흰색 드레스로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냈다. 패션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는 화려한 옷차림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으나, 백악관 입성 이후에는 비교적 수수한 옷차림을 강조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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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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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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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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