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ㆍ아내 명의 중간 납품업체 '불공정거래' 검찰수사 압박
작년 경비원 폭행으로 인한 국민적 분노도 부담으로 작용한 듯
검찰, 정 회장 출금 금지..MP그룹 기업간 자금거래 추적중
[뉴스핌=장봄이 기자]가맹점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정우현 MP그룹 회장(68)이 26일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동생 아내 이름으로 중간 납품업체를 차려 가맹점에 높은 가격으로 치즈를 구매하도록 한 불공정 거래 협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 검찰은 본사와 관련업체 두 곳을 압수수색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 등에 책임을 통감해 금일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최병민 대표이사에게 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스터피자에 보내준 국민적 사랑에 큰 감사를 드리며 동시에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한 국민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울먹이며 사과했다.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방배동 MP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문을 읽고 있다. <사진=뉴스핌> |
정 회장은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넣어 10kg에 7만원이면 공급할 수 있는 치즈 가격을 8만7000원까지 올려 가맹점에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맹점들은 MP그룹이 지정한 업체 외에 물품은 사용할 수 없었으며, 제품을 받으면 본사에 돈을 냈다.
앞서 정 회장은 본사 광고비를 가맹점주에 떠넘기거나 탈퇴한 점주들에게 재료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납품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보복출점을 하거나 압박을 가해왔다는 의혹도 있다. 미스터피자 한 가맹점주는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정 회장이 한 매장의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국민적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소비자 불매운동이 이어져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었다.
미스터피자는 정 회장이 1990년 이대 앞에서 1호점을 연 이후 꾸준히 성장해 2009년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한 회사다. 가맹점 수는 지난해 기준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 3월에는 MPK 그룹에서 MP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일본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온 장본인이 정 회장이다. 1990년 사업을 시작해 28년 간 기업 성장을 이끌었다. 그는 단국대를 졸업하고 피자업계에 들어오기 전엔 동대문시장에서 섬유도매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미스터 피자는 보복 출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즉시 폐점하기로 했다. 가칭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만들어 학계 전문가와 소비자 대표 등이 참여해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일자리 창출도 약속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창업 등 청년 일자리를 적극 창출해나가겠다. 사회에 부응하는 진정한 프랜차이즈로 상생경영을 통해 미래형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회장직을 맡게 된 최병민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미스터피자 상생위를 구성해 포괄적인 상생방안과 구체적인 경영쇄신 로드맵을 빠른시일 내에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정 회장을 불공정거래 등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현재 출국을 금지하고 계좌추적용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회사 간 자금 거래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
이 외 회사자금 횡령이나 개인 비리, 보복 출점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정 회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