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제맥주 점유율 18%..한국은 0.1%로 성장 가능성 커
롯데주류ㆍ오비맥주에 편의점까지 가세..맥주 전쟁 돌입
[뉴스핌=전지현 기자] 유통업계가 '맥주의 계절' 여름을 맞아 수제맥주 전쟁에 돌입했다. 수제맥주시장이 맛과 향을 즐기면서 시간의 여유를 찾으려는 최근 트렌드와 부합, 성장가능성이 무한대라는 판단 때문이다.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 <롯데주류> |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오는 5일부터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전문 펍 '클라우드 비어 스테이션'을 통해 직접 제조한 수제맥주 1종을 선보인다.
수제맥주는 소규모 양조업자가 각자의 조리법에 따라 만든 맥주로, 맛의 종류만 해도 10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가 선보이는 수제맥주는 라거와 비슷한 색감이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골든 에일 맥주다. 국내 1호 브루마스터(맥주제조 전 공정을 관리하는 양조기술자) 송훈 씨가 개발한 제품으로 잠실 롯데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을 통해서만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2014년 7월 클라우드 홍보관인 펍을 오픈하며 수제맥주 3종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이 수제맥주는 일종의 테스트 형태로 한시적 제공에 그쳤고, 지속적인 판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주류는 서울 잠실과 부산 대연동에 클라우드 맥주 전용 홍보관겸 펍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오비맥주 역시 수제맥주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비맥주 모회사 'AB인베브'는 지난해 말 별도 법인 'ZX벤처스'를 세우고, 올해 1월 서울 강남역 근처에 수제맥주 전문 펍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를 개점했다. 이 펍에서는 글로벌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의 미국 현지 수입 제품과 펍에서 직접 제조한 수제맥주 3종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10인 미만은 예약을 받이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관련업계는 국내 주류기업들이 수제맥주에 관심을 두는 배경으로 커져가는 수제맥주 인기를 꼽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200억원 규모로 최근 3년간 연평균 10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년 뒤에는 2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한때 열풍처럼 불었던 과일 및 탄산 소주 대체재를 찾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수제맥주 시장점유율이 약 18% 달하지만 한국은 0.1%여서 성장성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생맥주보다 향과 맛이 강해 직장인을 중심으로 한 수제맥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 펍에서 직접 제조하는 방식의 수제맥주 출시를 주저하는 곳도 있다. 소규모 양조장에서 직접 생산·판매하는 수제맥주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할 경우 골목상권까지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정부가 그동안 영업장 판매만 가능했던 수제맥주를 대형마트나 편의점 같은 소매점에서도 팔도록 규제완화 방침을 내놓자, 편의점 3사는 발빠르게 수제맥주 판매경쟁에 돌입했다.
CU는 지난 4월부터 데부스(대동강 페일에일, 국민IPA)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세븐브로이(강서맥주, 달서맥주) 수제맥주를 추가했다. GS25도 구스아일랜드 제품을 지난달부터 판매하고 있고, 세븐일레븐 역시 이달부터 토종 수제맥주 회사인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와 손잡고 에일수제맥주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이트진로는 현재까지 별도 브랜드숍을 오픈해 직접적인 소비자 판매채널을 통한 수제맥주를 선보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지난 2013년 9월 국내 최초로 출시한 ‘퀸즈에일’로만 에일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 시장내 주요 운영자들이 소규모 양조장 형태이기 때문에 대기업까지 나선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한편으론 이들 역시 고객이라는 점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요소"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