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부동산

속보

더보기

'하이리스크' 지역주택조합,,원인은 "구멍 뚫린 법·제도"

기사입력 : 2017년05월24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5월24일 10:06

[뉴스핌=오찬미 기자] #이모씨(45)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스물 여덟 살에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해 조합원이 됐다. 분양가는 1억8000만원. 당시 주변 아파트 매맷값과 비교해 30% 가량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씨의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사업은 10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었다. 사업 현장에 알박기를 하는 사람 때문에 사업부지를 매입할 수 없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그동안 조합장의 가족비리가 적발돼 조합장이 바뀌는 내홍을 겪었다. 시공사도 2번이나 바뀌었다. 결국 12년이 지나서야 사업은 첫 삽을 떴다. 그동안 분양가는 추가로 1억원 넘게 올라 3억원이 됐지만 그래도 주변 집값에 비해서는 여전히 싼 값이라 이씨는 만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날벼락이 떨어졌다. 추가부담금을 2억5000만원이나 더 내야한다는 소식이었다. 추가부담금을 낼 경우 조합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일반분양가와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결국 이씨는 17년 동안 '희망고문'만 겪은 채 조합을 탈퇴해야 했다. 그나마 공사가 시작한 뒤 지분을 팔아 금전손해가 없었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아파트 공동구매’로 불리며 최근 '전성기'를 맞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제도 미비로 인해 여전히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조합 아파트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조합원을 모집하기 때문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고 있어도 아파트는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업장에서는 초기분담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험이 있다.

정부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합원 모집 전 토지 확보를 의무화했으나 이마저도 내달부터 시작되는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이 때문에 사업 중인 단지가 갖고 있는 위험성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104곳으로 2010년에 비해 15배 증가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기준 25곳의 지역주택조합이 세워졌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들이 초기 자금을 대고 토지를 산 후 시공사 선정, 공사까지 모든걸 이끌어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분양가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자를 비롯한 금융비용이 더해지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10~30% 저렴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역주택조합 5곳 중 4곳의 사업장이 실패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간 설립된 지역주택조합 155곳 중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64곳이다. 

서울시에서는 사업주체가 연락이 끊겨 사업이 중단된 사업장만 4곳이며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지연된 사업장은 5곳에 달했다. 

울산 북구 지역주택조합 사업구역 <사진=뉴시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도박'처럼 변질되고 있는 것은 제도의 헛점 때문으로 지적된다. 우선 주택조합은 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이전에도 수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이렇다보니 토지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조합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 추진과정에 참여하는 일부 대행사가 중간에 허위·과장 광고를 내 조합원을 모집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사기나 자금 횡령 등과 같은 명확한 불법이 없는 한 대행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고소를 하더라도 명백한 증거확보가 필요해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100% 토지확보를 했다고 해도 문제점은 있다. 땅주인들이 "땅을 팔 수 있다"고 했지 조합이 제시하는 가격에 땅을 팔겠다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조합은 땅을 사들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런 까닭에 대안으로 땅을 일정부분 이상 매입한 뒤 조합원을 모집하도록 규정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합원들의 폐해가 잇따르자 뒤늦게 정부 개선책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안’은 오는 6월 3일부터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조합원을 모집할 때 시ㆍ군ㆍ구청장에게 사업계획서, 토지확보 증빙서류를 내도록 하고 있다. 신고서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이 15일 안에 수리 여부를 결정하게 해 리스크를 줄이고자 도입됐다. 공고를 내 조합원을 모집해야 하고 관련 규정을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부과된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6월 3일 이후 추진되는 사업에만 이 같은 방안이 적용되며 근본적인 피해구제 방안이 빠졌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조성우 동작구청 주택사업팀 주무관은 "지역주택사업은 새로 만들어진 게 거의 없고 이전부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게 대부분인데 법이 소급적용이 안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며 "견본주택을 누가 운영하고 고객과 어떤 내용을 계약하는 지를 비롯해 건축법, 주택법, 도시정비법상 세부관리지침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조합원은 이미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고 조합을 탈퇴하는 것도 어렵다. 계약금 자체를 높게 책정해 계약금을 전액 포기하지 않으면 탈퇴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여러차례 제도 마련을 주장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은 없는 상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엽합 부동산국책팀 팀장은 "민간개발사업은 사업자료의 투명성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주택사업 상세내용은 지자체장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조합원 누구에게나 공개해 재산에 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