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별 분류 등 새로운 서비스 제공했지만 '카톡'에 밀려
[ 뉴스핌=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맞서기 위해 내놓은 문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여름’이 오는 6월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문자 메시지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려 했으나 카카오톡 등에 뺏긴 주도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1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문자 앱 '여름'은 오는 6월 30일자로 종료한다. 지난 2015년 8월 출시한지 1년 10개월만이다.
스마트폰에서 기본 제공되는 문자 서비스는 착신 순서대로 문자를 나열하지만 여름은 카드나 택배, 인증 등과 관련된 문자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월별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합산하거나, 택배 배송 현황 조회 등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창출, 수익으로 연결시키려 했다. 개인 간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은 모바일 메신저가 하지만 여전히 신용카드, 택배 등 기업들의 정보는 문자 메시지로 전달된다는 점을 활용하려 했던 것이다.
문자 앱 여름 이미지. <사진=SK텔레콤> |
여름의 초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통신사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던 여름은 출시 약 8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으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 수록 여름의 인기는 떨어졌다. 편의 기능에도 이용자는 감소해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특히 카카오톡으로 줄어든 '문자' 이용률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문자 앱으로 새로운 가치를 주기에는 이용자들이 이미 카카오톡에 너무 익숙해져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이미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문자 메시지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택배 회사들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배송 현황을 알려주고 있으며 또 다른 기업들은 실시간 카카오톡 대화로 고객들의 요청 사항이나 불만 사항을 접수 받고 있다.
결국 SK텔레콤은 더 이상 여름을 서비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기존 문자 메시지들은 스마트폰에서 기본 제공하는 문자 앱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데이터 손실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여전히 메시지 시장에서 카카오톡에 맞설 새로운 서비스 출시 고민 중이다. KT, LG유플러스, 스마트폰 제조사 등과 통합 메신저 서비스인 'RCS(Rich Communication Suite)'를 내놓을 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RCS의 경우 앞선 비슷한 서비스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면서 카카오톡 이상의 효용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출시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