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거야.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상황을.”
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는 교도소에서 만나 끈끈한 의리를 다진다. 출소 이후에도 두 사람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조금씩 숨겨왔던 야망이 드러나고 서로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익숙한 전개다. 멀게는 ‘신세계’(2013), 가깝게는 ‘프리즌’(2017)과 닮았다. 남자들의 의리, 교도소, 잠입 수사 등 그간 충무로에서 숱하게 봐온 설정이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사람과 사람 사이 즉, ‘관계’에 무게를 뒀다는 데 있다. 영화는 베일에 싸인 현수의 정체를 쉽게 드러낸다. 현수와 재호 사이의 균열 역시 빠르게 감지된다. 대신 현수의 속내를 끊임없이 숨기고 재호의 진심을 계속해서 감춘다. 자연스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극 전반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연출도 눈에 띈다. ‘불한당’만의 차별점으로 미쟝센을 꼽은 변성현 감독은 만화적 구성과 화려한 색감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동시에 의상, 분장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공을 들여 영화 전반의 스타일을 강조하는가 하면, 적재적소에 배치한 음악으로 완성도를 더했다.
‘불한당’을 이끄는 두 배우 설경구와 임시완의 호흡은 가히 환상적이다. 두 사람의 진한 브로맨스(동성애로 확대해석 하면 곤란하다)는 단연 이 영화의 백미다. 물론 따로 떼놓고 본다고 해도 ‘완성형’ 연기. 필모그래피를 빛낼만한 열연이다. 특히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영역 확장에 성공한 임시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더해진 김희원, 전혜진, 이경영, 허준호 등 걸출한 배우들의 열연은 극을 풍성하게 하는 ‘불한당’의 또 다른 강점이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이다. 17일 국내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