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 포스터 <사진=tvN> |
[뉴스핌=이현경 기자] 나영석PD의 불패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tvN ‘윤식당’도 연장 선상이다. 철거 위기에 처한 ‘윤식당’을 살리는 나영석PD의 기지는 시청자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시청률 두 자릿수 진입까지 이끌어냈다.
방송 3회 만에 ‘윤식당’에 먹구름이 꼈다. 윤's 키친 세트장이 철거됐다는 것. 정부의 해변정리 사업이 갑자기 앞당겨져 ‘윤식당’도 철거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사실 계획대로라면 ‘윤식당’의 녹화는 정상대로 진행되고, 한 달 이후 철거됐지만 갑작스럽게 사업이 앞당겨지면서 ‘윤식당’은 개업 하루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윤식당’ 철거 돌입에 출연진들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윤여정은 “그냥 집에 가고 싶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고, 정유미는 “그냥, 이게 몰래카메라였으면 좋겠다”며 눈물도 흘릴 정도로 충격에 힘들어했다.
나영석PD는 ‘윤식당’의 두 번째 후보지였던 곳으로 이사를 했고, 정부와 원만한 협의로 최대의 협조를 받아 최악의 순간은 막았다. 여기에 미술 감독 역시 ‘윤식당’을 위해 온 힘을 써서 밤을 꼴딱 새면서까지 세트장을 꾸렸다. 허망하게 짝이 없었던 두 번째 후보지는 ‘윤식당’ 2호점으로 온전히 탈바꿈해 화려한 2막을 올렸다.
'윤식당' 출연진 신구, 정유미, 이서진, 윤여정에 철거 소식을 전하는 나영석PD <사진=tvN '윤식당' 캡처> |
하물며 출연진들을 외국까지 불러 녹화를 시작한 제작진의 마음은 어땠을까. ‘윤식당’의 세트장을 꾸린 미술감독은 지난 한 달간 윤식당의 주방과 식당 세팅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녹화가 시작되고 하루 만에 이를 모두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망연자실 했을 거다. ‘윤식당’ 철거 장면을 본 한 방송 관계자는 “저 현장엔 없었지만, 제작진들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다. 밤새 고민했을 제작진들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미술 감독은 tvN ‘먹고자고먹고’의 미술 감독을 맡았고, 당시에는 재정적인 문제로 홀로 세트를 일궜다. 이번에는 스태프까지 꾸려 한 달간 최선을 다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처참했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이도, ‘윤식당’을 보는 시청자도 윤's 키친(윤식당)이 허망하게 없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최악의 순간으로 보자면 최악의 결과로 치닫을 수도 있었다. 여기서 ‘최악’의 결과는 촬영을 접는 것이다. 나영석PD는 빠른 결정과 원만한 협의, 그리고 멈춤 없는 추진력으로 ‘윤식당’ 안에서 드라마 한 편을 만들었다.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는 과정이 시청자의 공감대를 불러 모았고 단 3회 만에 시청률 최고 기록도 세웠다.
유독 나영석PD의 예능이 연속해서 대박을 터뜨리다보니, 그의 실패담은 없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굴곡진 시간은 늘 따라다녔다. 앞서 KBS 2TV ‘1박2일’ 을 연출했을 때 강호동이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MC몽이 군대 문제로 떠났을 때 나영석PD는 기존 멤버들과 ‘1박2일’의 자리를 더욱 키워갔다. 필요하다면 본인이 직접 출연진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 기존 출연진들의 역량에 집중했고 흔들림 없이 연출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 예능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tvN ‘삼시세끼 어촌편’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시청자에 선보이기에 앞서, 출연자였던 장근석이 세금 포탈 혐의가 문제가 됐을 때 나영석PD는 과감하게 대중의 시선에 맞춰 출연진을 교체했다. 손호준을 투입시켰고 원년멤버로 정해진 차승원, 유해진과 시너지를 내면서 케이블 최고 예능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나영석PD의 불패 신화 비법은 최악의 순간에서 쓰는 최고의 이야기가 아닐까. 대중에게 로망만 선사할 것 같았던 ‘윤식당’이 보다 리얼한 이야기로 감동을 안긴 가운데, 남은 5회 동안 시청자를 사로잡을 이야기는 무엇인지 더욱 기대감이 높아진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