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첫 방송한 '프로듀스 101'에서 멘토 가희가 뉴이스트 무대를 보고 눈물을 보였다. <사진=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캡처> |
[뉴스핌=최원진 기자] '프로듀스101 시즌2' 기획단계부터 제기됐던 공정성 논란이 결국 현실이 됐다. 제작진은 "이번에는 다르다"며 지난 시즌과 선을 그었지만 첫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역시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7일 막을 올린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한 시즌1을 잇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전작이 걸그룹 탄생을 위한 과정을 그렸다면, 시즌2는 보이그룹 멤버가 되기 위한 연습생들의 험난한 여정을 담는다.
'프로듀스101 시즌2' 첫방송에는 중도 하차하거나 방출된 참가자를 제외한 총 98명의 연습생들이 출연했다. A부터 F등급 판정을 위한 레벨 테스트에는 이름부터 생소한 중소 소속사부터 개인 연습생, 대형 소속사까지 뉴페이스들이 즐비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능한 카메라에 많이 잡혀야 한다. 이는 시즌1에서도 잘 드러났던 사실. 때문에 시즌2 첫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은 누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느냐에 집중됐다.
아쉽게도, 이날 카메라 조명을 많이 받은 이들 중에는 연습생이 아닌 참가자가 있어 벌써부터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플레디스 강동호, 최민기, 황민현, 김종현은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갔다곤 하지만 엄연히 연습생이 아니다. 이들은 잠정 활동을 중단한 6년차 아이돌 뉴이스트 멤버들이다. 강동호와 최민기는 "저희가 앨범 활동으로 흑자를 내지 못해 회사에 앨범을 내달라 요구할 수 없었다" "이제 뉴이스트가 해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을 했다" "오죽했으면 여기를 나오겠냐"며 속내를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따져보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은 뉴이스트 말고도 많다. 활동을 중단했다고 한 번 데뷔한 아이돌이 다시 연습생이 될 순 없다. 또한 이들의 팬층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처음 무대에 오른 연습생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특히 이날 멘토 가희가 눈물을 흘린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가희는 과거 플레디스에서 걸그룹 애프터스쿨로 활동한 바 있어 뉴이스트와 인연이 깊기 때문. 이날 레벨 테스트에서 뉴이스트 멤버들은 높은 등급을 받진 못했지만 향후 편파적 판정에 관한 우려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프로듀스101 시즌2' 1주차 온라인 투표 합산 결과 연습생 순위 표 <사진=Mnet 홈페이지> |
장문복 역시 앨범을 낸 바 있는 현직 래퍼다. 그는 지난해 6월 오앤오엔터테인먼트와 정식 계약을 맺었고 '힙통령' '췍' 등 두 장의 앨범을 낸 아티스트다. 뉴이스트와 마찬가지로, 현직 래퍼의 아이돌그룹 도전이 과연 타당한지 물음표가 붙는다. 장문복은 "'슈퍼스타K 시즌2' 끝내고 속으로 많이 삭혔다. 어머니에 죄송했다"며 출연 이유도 밝혔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을 납득시키기에 다소 부족했다. '힙통령'으로 인지도가 있고 이미 다수 방송 출연 경험도 있는 그다. 그래서일까, 장문복은 레벨 테스트가 방송되지 않았음에도 1주차 온라인 투표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그의 등장이 아름다운 도전이라기보다 '프로듀스 101'을 '장문복' 이름 석 자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한다는 일부 시청자들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김사무엘은 어린 나이에 훌륭한 댄스를 보였고, 멘토 보아로부터 A등급을 받아 큰 관심을 모았다. 그의 뛰어난 춤 실력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그는 2년 전 싱글을 낸 바 있는 그룹 원펀치에서 펀치로 활동한 바 있다. 사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5년 차 연습생이 아닌 원펀치 출신 가수란 자기소개가 맞다.
이미 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는 만큼 실력이 연습생들보다 뛰어난 것은 당연하다. 몇 개월 차 큐브 연습생 라이관린, 유선호나 30대 나이에 아이돌에 도전하는 HIM 박성우보다 노래, 무대 경험이 많은 김사무엘은 잘할 수 밖에 없다. 김사무엘은 92명의 연습생을 제치고 1주차 온라인 투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가수로 활동했던 그가 햇병아리 연습생들과 경쟁해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듀스101 시즌2' 첫방송부터 공정성 논란이 벌어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시즌1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 연출을 맡은 안준영PD는 "차별은 절대 없다. 아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느끼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전·현직 가수들이 섞인 경쟁에서 차별이 없다 말할 수 있을까. 98명을 모두 평등하게 대우한다는 제작진 말과 달리, 98명의 연습생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서있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