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비상장 해외 기업 9곳 지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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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겨레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와 같은 미래 서비스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브랩스, 음성인식 기술 스타트업인 사운드하운드 등이 대표적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말 갤럭시 S8 언팩행사에서 취재진에게 "지난해 인수한 비브랩스를 통해 음식점, 관공서 등 누구나 원하면 빅스비와 연동하는 앱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관련 목적으로 ▲키사 ▲지오메드 ▲센시프리 ▲봇홈오토메이션 ▲유니스펙트럴 ▲큐오바이트 ▲아페로 ▲그래프코어 ▲사운드하운드 등 9곳의 비상장 해외 기업에 지분투자했다.
9개 기업은 대부분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기기용 센서, 보안,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하는 업체들이다.
투자금액은 각각 20억에서 70억원 사이로, 삼성전자의 현금 동원력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다. 9곳 가운데 8곳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볼 정도로 초기 벤처기업이다.
삼성전자가 사업관련 목적으로 해외 벤처기업에 지분투자에 나선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다. 이전까지는 해외 거점 확보나 경영 참가가 주된 목적이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4곳, 2015년 1곳의 지분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9곳에 투자했다. 2015년 무선 결제 원천기술을 가진 루프페이를 인수해 하반기 삼성페이로 성공을 거둔 이후 스타트업 투자에 가속도가 붙었다.
올해 들어서는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 초 삼성전자가 조성한 1억50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펀드'는 1분기에만 15곳에 신규로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지분투자 업무를 삼성 넥스트로 통일했다.
삼성전자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투자조합에 출자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던 기존 방식과 더불어 직접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활발한 외부 투자에 나선 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우리가 부족한 부분은 외부에서 채울 수 있도록 하자”는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개발하느라 시행착오를 겪는 대신 발빠르게 투자해 신기술을 선점하자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등을 직접 누벼 스타트업을 발굴한 뒤 단순 협력-지분 투자-인수합병 등 다양한 단계의 투자를 진행한다"며 "필요한 기술을 찾아 바로 협력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벤처투자에 출자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