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이사 2~3명 후보 추천 계획..1대 주주측과도 협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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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기자] 전동식 엑추에이터(actuator) 전문업체 에너토크.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개인투자자가 나타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달 5% 지분취득 신고를 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 현재는 10% 가까이 확보했다. 특히 이 개인은 '경영참여' 목적을 명시, 향후 이사회 진입을 위한 표대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에너토크 최근 1년 주가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장원영씨는 지난 23일 기준으로 에너토크의 지분 9.62% (938,472주)를 확보했다. 그는 지난 2월 5% 지분 취득 신고를 한 뒤 지속적으로 장내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해왔다.
장 씨는 지난 27일 뉴스핌 기자와 만나 "작년 10월경 모 기업 대표를 통해 에너토크라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기술력이 뛰어난데 반해 해외영업 등이 소극적이다. 회사를 인수한 뒤 해외비즈니스를 확대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투자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경로를 통해 대주주측에 지분매각 의사를 타진해봤지만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 주요주주가 돼서 의미있는 경영 참여를 해보고자 지분을 취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 12월말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또 회사측에 회계장부 열람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소 취하 배경에 대해선 "지난 21일 에너토크의 장기원 상무(장덕인 회장 아들)와 미팅을 통해 소송이나 표 대결 등 소모적인 다툼보다는 (회사측이) 우리가 제안한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회 일부 의석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혀 등기임원 2석과 실무를 담당할 비등기임원 2석을 요청했고 긍정적인 검토를 해주는 것으로 합의, 소를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장씨의 생각과 회사측 입장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에너토크 주식담당자인 A부장은 "그쪽에서 요구하는 인물들을 이사진에 넣어달라는 요청인데, 그러기 위해선 기존 이사를 해임하거나 정관을 바꾸는 임시주총을 열어야 한다. 우리에게 이를 들어줘야하는 의무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결국 본인들 의사가 반영이 안되면 임시주총을 요청할 것이고 우리는 그에 따른 법률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장 씨측이 회사측과 적대적 관계로 간다면 표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 씨는 23일 기준으로 본인(특수관계인 포함) 9.62% (938,472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1대주주인 서부전기(11.91%, 3월 2일 기준)에 이어 2대 주주 지위에 올라 있다. 그는 또 "추가로 저와 뜻을 같이 해 주시는 주주분들의 의결권 약 12%를 확보했으며 주변 지인들의 추가 매수 여력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장 씨는 1대 주주인 서부전기측과도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부전기는 에너토크에 사업 초기 기술 이전을 해 준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로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일본 업체다.
장 씨는 "서부전기와는 지난 3월 중순 경영진과 직접 만나 지분 인수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저와 파트너가 돼 향후 경영참여 방안, 임시주총 소집에 필요한 부분 등을 제안했다"면서 "아직 함께 하겠다는 명확한 답은 받지 못했지만 이메일과 유선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장 씨는 다음달 추가 미팅을 위해 서부전기측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너토크는 실질적 오너 역할을 하고 있는 장덕인 회장과 그의 아들인 장기원 상무의 지분이 각각 9.23%, 1.05%( 3월 2일 기준)이다. 장 씨는 "신규 이사후보로는 에너토크, 서부전기와 함께 논의해 2~3인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장 씨는 "12년동안 주로 상장사들 자금을 조달하고 IR 관련된 일을 해왔다. 관련 업무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번 적도, 실패한 적도 있다"면서 "이제는 정상적으로 회사를 키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에너토크에는 차입자금 없이 모두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투자했다"면서 "회사 기술력을 키워나가고 싶다. 엔지니어들이 빠지면 어차피 껍데기 회사가 되는데 그런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 씨는 '인데버파트너스'라는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인데버파트너스에 대해 "경영 컨설팅과 기업들의 해외IR 등을 하는 회사"라면서 "이번 주식 취득 건과는 상관 없다"고 답했다.
에너토크 주가는 장 씨가 등장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 연말 4000원대 주가는 이달초 7000원을 넘었다가 최근 5000원대로 주춤한 상황이다. 장 씨는 "당시 대주주측에 인수 제안을 했을때 8000~1만원(경영권 프리미엄 포함)을 제안했었기 때문에 현재 주가 수준은 올라도 사실 큰 의미는 없다. 또 여기서 주가가 낮아지면 더 낮은 가격에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토크의 연결기준 작년 실적은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이익 19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