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미국에서 외국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은 중국의 통신·스마트업 제조 대기업 중싱통신(中興 ZTE)의 주가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대북 제재를 어기고 휴내전화 네트워크 장비 등을 북한 및 이란에 수출했다는 이유로 중싱에 11억9200만달러(약 1조 3700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벌금을 부과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을 향해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다음 제재 대상은 또 다른 중국 통신 장비 대기업 화웨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오른 기업에 주가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중싱은 벌금 부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장의 예상과 달리 주가가 폭등했다. 벌금 소식이 전해진 8일 홍콩 증시에선 중싱(00763)의 주가가 장중 한때 8.85%가 오른 13.28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개장 후 30분만에 대규모 자금이 중싱 H주로 몰려들었고, 거래량은 순식간에 전일 대비 두 배까지 폭증했다. 이날 중싱 H주는 6% 오른 12.94홍콩달러로 장을 마쳤다.
통상 초특급 악재로 여겨질 대규모 벌금 부과 소식에도 중싱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시장이 이번 사태를 불확실성 해소의 출발점으로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관계자는 중싱이 미국 정부와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고, 미국 시장에 재진입 할 수 있게 된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불안 요소를 떨쳐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수한 실적도 시장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부분이다. 7일 중싱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중싱의 영업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0~20%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이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5G 분야에서도 중싱의 사업은 순항 중이다. 일각에선 그간 고속 성장세를 보였던 화웨이가 주춤하는 사이 중싱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싱의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8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하루 만인 9일 중싱 H주 주가는 오후 3시 전일 보다 3.71% 빠진 12.46홍콩달러에 장을 마쳤다.
중국국제금융공사도 미국의 벌금 부과가 중싱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등을 이유로 중싱 H주의 목표가를 12.25홍콩달러로 낮추고, 중립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중싱 A주는 8일 거래가 정지됐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