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내 첫 상업범죄 피해조사
업종·규모·위치·주류판매에 따른 범죄 현황 분석
‘주점업’ 범죄피해 46% 최고…酒·女·夜·村 위험↑
[뉴스핌=김범준 기자] 주류를 판매하는 업종일수록 범죄피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규모가 클수록, 종업원 수가 많을수록, 도시보다 읍·면지역일수록, 심야영업을 할수록 각종 재산범죄와 폭력범죄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전국범죄피해조사(상업부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전국 6개 업종 중에서 '주점업'의 범죄피해가 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업(30%), 음식점업(29%), 숙박업(28%), 도매 및 상품중개업(18%), 자동차 및 관련부품 판매업(15%) 순으로 나타났다.
'재산범죄 피해자율'은 소매업이 30.1%로 가장 많았다. 반면 '폭력범죄 피해자율'은 주점업이 28%로 소매업 5%에 비해 훨씬 높았다.
'폭력범죄 피해율'의 경우 주점업은 100개 사업체 당 134건으로 자동차업 4건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율은 피해 여부에 대한 비율이고, 피해율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나타낸다. 1개 업체가 여러번 피해를 봤다면, 피해율은 업체 수보다 높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주류를 판매하지 않고 음주도 가능하지 않은 사업체의 '폭력'범죄 피해 경험률은 4.8%에 그친 반면 주류를 판매하는 경우 18.0%, 판매와 음주가 모두 가능한 경우는 18.7%를 기록했다. '재산'범죄 피해 경험률은 18.3%, 34.5%, 27.1%로 각각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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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酒·女·夜·村일수록 범죄피해 위험 높아
술을 팔고, 사장이 여성이고, 24시간 또는 심야영업을 하는 사업체는 그렇지 않은 사업체보다 범죄피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매업종 중에서 24시간 영업을 하면서 주류·담배 등과 종합적인 물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의 경우 49.3%의 재산범죄피해 경험률을 보인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는 22.0%에 머물렀다.
범죄피해 위험은 사업체 운영기간이 길수록 감소한 반면 1일 평균 방문고객 수가 늘어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형사정책연구원> |
또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재산·폭력범죄의 피해자율과 피해율이 대체적으로 증가했다.
지역특성과 관련해서는 사업장이 중·소도시에 위치해 있는 경우 읍·면지역에 있는 경우보다 재산범죄 피해위험이 더 높았다. 또 유흥가 밀집지역보다 재래시장에 위치해 있을 경우가 더 높았다.
반면 폭력범죄는 재산범죄 피해위험에 비해 사업체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의 영향보다는 사업체의 업종 및 운영방식관련 특성들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피해 반복 '악순환'..."경찰 관심이 상업범죄 예방에 가장 효과적"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피해경험이 있는 사업체가 평균적으로 경험한 피해 사건 수는 5.5건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자료=한국형사정책연구원> |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보호조치(CCTV 설치·민간경비시스템 등)를 하나 이상 활용하고 있는 사업체는 설치·관리를 위해 평균 274만7670원이라는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숙박업이 770만2635원으로 가장 높았다.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규모 영세업자들은 범죄예방활동으로 주의·경계조치나 지역사회협력을 대안으로 선택했다. 특히 지역사회협력은 종사자 5인 미만의 사업체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김지선 연구원은 "조사 결과 반복 피해를 경험하는 사업체가 많다"며 "피해 재발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찰 관심이 상업범죄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경찰 등 범죄예방활동에 책임있는 기관들은 '범죄피해자로서 사업체'에 관심을 기울이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공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