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드라마계는 현재 우먼파워가 강세다. 남자이야기로 가득한 영화계와는 다른 분위기다.
현재 극장가는 ‘공조’와 ‘더킹’이 꽉 잡고 있다. 초반엔 ‘더킹’이 더 앞서더니 ‘공조’가 설 연휴를 기점으로 앞질러 가면서 최근 누적 관객수 600만명을 돌파했다.
잘 나가는 두 영화의 공통점은 짙은 남자 이야기에 남자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것이다. ‘더킹’은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와 류준열이 ‘공조’에서는 유해진과 현빈이 차진 호흡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정우·강하늘 주연의 ‘재심’까지. 남남배우들의 활약상이 담긴 작품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드라마는 여자배우들이 중심을 꽉 잡고 있다. 출산 이후 돌아온 이영애와 남상미, 그리고 로코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배우 신민아까지. 안방극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들에 시선이 쏠린다.
영화 '공조'의 유해진과 현빈(위), '더킹'의 조인성 <사진=NEW, CJ엔터테인먼트> |
배우 이영애는 결혼과 출산 이후 13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왔다. ‘사임당’으로 복귀한 이영애는 결혼했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맡은 신사임당과 또다른 현대의 인물 서지윤 역할을 잘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엄마이고 아내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택한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임당’은 우여곡절을 겪고 1년 만에 편성됐다. 지난달 26일 ‘사임당, 빛의 일기’는 1, 2회 연속해서 방영됐고 첫 회는 15.6%, 2회는 16.3%를 기록했다. 단숨에 시청률 10%대 중반을 찍으며 성공적인 신호탄을 알렸다. 여성 위인이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역사 속 인물 사임당을 재해석한 이야기가 시청자에 제대로 통했다.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이영애의 1인 2역 연기는 흠잡을 데 없었고, 워킹맘의 모습이 시청자와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임당’은 4회부터 KBS 2TV ‘김과장’에 밀려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 현재 재편집으로 다시 심폐소생을 시도 중인 가운데,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임당’을 잡은 ‘김과장’에도 이영애 못지 않은 막강 우먼파워가 존재한다. 바로 남상미다. 남상미 역시 출산 이후 ‘김과장’으로 돌아왔다. 전작을 살펴보면 주로 조신하고, 여성스러움이 매력인 캐릭터를 해왔다. 복귀작으로 택한 ‘김과장’에서는 배우 남상미의 새로운 변신이 예고됐다. 극중 그가 맡은 캐릭터는 그야말로 걸크러쉬형이다. 화끈하고 할 말은 꼭 하는 인물로 시청자들의 꽉 막힌 속을 뻥 뚫어주고 있다.
남상미는 극중 맡은 경리부 에이스 윤하경에 대해 “정의롭고 인간적인 면에 끌렸다”고 전했다. 화끈한 윤하경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선보이는 남상미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4회에서 갑질하는 낙하산 부장에 “개소리도 참신하게 하시네. 나 왕년에 운동한 거 알지? 울대를 그냥 팍”이라며 거래처와 전화하는 척 사이다 발언을 내뱉는 모습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발랄하고 씩씩한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도 여전히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봐주는 듯하다. 이런 역할을 또 해보고 싶다”며 남다른 각오를 전한 남상미의 연기 변신이 계속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과장’은 7.8%로 시작해 4회에서 13.8%, 약 2배가량 오르며 수목드라마 왕좌에 올랐다.
'내일 그대와' 신민아 스틸컷 <사진=tvN> |
신민아는 물오른 로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15년 KBS 2TV ‘오 마이 비너스’에서 특수 분장까지 감행하며 망가지는데 스스럼 없이 연기를 펼쳤던 그다. 이번 ‘내일 그대와’에서도 만만찮은 신민아의 끼가 발산되고 있다.
신민아는 ‘내일 그대와’에서 왕년에 잘 나갔다가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은퇴를 당하면서 하락세를 걷고 있는 송마린을 연기한다. 그렇지만 송마린은 긍정적이고 씩씩한 성격의 소유자다. 술을 좋아하는 송마린의 모습을 신민아가 천연덕스럽게 해낸다. 술 취한 연기부터 다음날 깨서 후회하는 연기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털털하면서도 사랑스러움까지 안고가는 신민아표 송마린 연기가 주목되면서 ‘내일 그대와’ 성적표도 상위권이다. ‘내일 그대와’는 첫 회 3.9%를 기록하며 안정궤도에 진입중이다.
다음주자는 배우 고소영이다. 10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고소영은 오는 2월27일 KBS 2TV ‘완벽한 아내’으로 시청자와 만난다. 그가 이영애, 남상미, 신민아를 이어 안방극장을 휘어잡을 여신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