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현 감독(왼쪽부터), 배우 지창욱, 심은경, 오정세, 김상호, 안재홍이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조작된 도시'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뉴스핌=장주연 기자]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 현실 세계를 녹였다. 박광현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배우 지창욱의 스크린 데뷔작 ‘조작된 도시’가 베일을 벗었다.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CGV에서는 영화 ‘조작된 도시’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박광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가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광현 감독은 게임을 소재로 한 것과 관련, “많은 범죄 영화 속에서 위기를 극복한 이유는 많다. 주인공은 특수부대요원, 형사 등 자기의 능력을 미리 세팅해 놓는다. 저는 그 범주 안에서 만들면 비슷해 보일 듯해서 게임에서의 영웅이 현실에서는 어떻게 보일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광현 감독은 “요즘 게임은 문제해결능력이 제일 중요하다더라. 또 요즘 게임에는 몰입하게 할 요소도 너무 많다. 반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게 진짜 벌어질 일이야 싶은 게 많다. 그래서 게임과 이 시대와 맞지 않을까 했다. 그러면 더 재밌지 않을까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큰 틀을 잡은 박광현 감독은 게임 속 대장이자 스토리를 이끌어 갈 권유 캐릭터를 창조, 극 중심에 세웠다. 권유는 한류스타 지창욱이 연기했다. 지창욱은 “참고했던 캐릭터는 없다. 단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그 상황에 처해져있다면 어떤 감정이 들고 얼마큼 고통스럽고 억울했을까를 생각했다. 그렇게 접근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배우 지창욱이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조작된 도시'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물론 ‘조작된 도시’에는 지창욱 외에도 네 명의 팀원이 존재한다. 초보 해커 여울 역의 심은경을 비롯해 안재홍, 김민교, 김기천이 그 주인공.

박광현 감독은 이들 캐릭터를 유독 지질(?)하게 그린 것에 대해 “힘이 약하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나온 캐릭터들과 달리 능력은 필요하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더라. 그래야 관객도 더 재밌게 볼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데몰레이션(안재홍) 같은 경우는 영화 특수 효과팀, 3D 직종에서 일한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다. 일단 덤비는 그 청춘이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지창욱이 이끄는 팀원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안재홍은 “팀플레이가 주는 쾌감이 짜릿하게 느껴줬다. 그런 영화를 볼 때도 재밌어하면서 봤고, 크게 쓸모가 없을 거 같은 존재인데 자기가 나서야 할 때 꿈틀거리면서 해낸다는 게 더 희망적이고 더 짜릿하게 다가올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너무 재밌었던 현장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정세와 김상호의 열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조작된 도시’의 관전 포인트다. 두 얼굴의 변호사 민천상 역의 오정세는 “캐릭터가 매력 있었다. 그런 매력적인 인물을 새롭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권유를 괴롭히는 교도소 권력자 마덕수 역의 김상호는 “짐승 같고 본능적인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걸 감독님이 줬다”고 밝혔다.

배우 지창욱(왼쪽부터) 심은경, 오정세, 김상호, 안재홍이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조작된 도시'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영화의 문을 여닫는 천상병 시인의 ‘나무’ 이야기도 이어졌다. 평소 영화를 만들 때 한 편의 시에서 시작한다는 박광현 감독은 “젊은 친구들이 본의 아니게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 적합하지 않으면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산다”면서 “사실 그들은 자세히 찾아보면 너무나 사랑스럽고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영화에서 해주고 싶었다. 그러다 이 시를 꼭 한 번 들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액션신도 마찬가지. 젊은 세대와의 소통, 그리고 이해라는 박광현 감독의 의도가 깔려있었다. 그는 “사실 내가 액션 감독이 아니라서 힘들었다. 그래도 이 영화는 젊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액션을 하게 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본 시리즈 이후 늘 봐왔던 똑같은 것에서 다른 시도를 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광현 감독이 그려낸 수많은 액션신을 직접 소화한 지창욱은 “영화를 보니까 힘들었던 시간이 다시 한번 떠오르더라. 특히 교도소 안 장면이 굉장히 힘들었다. 영화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은 분량을 맞았고 뛰었다. 영화에서는 굉장히 짧게 나오지만, 달리는 장면을 상당히 많이 찍었던 기억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한편 ‘조작된 도시’는 단 3분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물이다. 오는 2월9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