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로서 양심에 부끄러운 점 없어"
"국민·국가위해 한 몸 불사를 각오 돼 있어"
[인천국제공항=뉴스핌 김신정 조세훈 기자] 12일 오후 5시 30분 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인천공항에 마련된 환영식에서 귀국 인사말을 통해 대선주자 행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귀국 일성으로 "대한민국은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할 때"라며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이해관계자만 따지고 있어 개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10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병든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면서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도 우리 사회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지 해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유엔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인류를 위해 공직자로 일하면서 양심에 부끄러운 점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아울러 박 전 총장은 젊은이들에 보다 밝은 미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이 한몸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며 대선 행보에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박연차로부터 28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왜 이름이 거론되는지 모르겠다"며 "과거에도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진실에서 조금도 틀림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유엔협약에 명시된 출마와 관련한 다양한 해석에 대해선, "유권적인 답변은 유엔당국에서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내용 문안을 읽어보면 그 문안의 해석의 여지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선, "한일이 오랫동안 다퉜던 것에 대해 합의한 것은 환영할만 하다"며 "다만 궁극적으로 완벽한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주는 수준이 돼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부산 소녀상 건립과 관련해 일본 정부로부터 여러 이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문제는 근시안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방향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입국 직후 귀국 인사를 건넨 뒤 탈북 서강대 학생 이성주씨와 외대 모의 UN학회 사무총장 정현주씨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전달 받았다. 또 외교부에서 임성남 1차관이 반 전 총장을 직접 맞았다.
약식 기자회견 후 반 전 총장은 바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중교통인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승용차편으로 바로 자택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반 전 총장이 곧바로 시민들을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취지에서 일정을 변경했다.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내외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반 전 총장은 서울역 도착 후 대합실에서 약 20분간 머물 예정인데, 대합실 국군장병라운지와 정보센터, 기념품 판매센터 등을 들른 후 차량을 이용해 사당동 자택으로 귀가할 방침이다.
반 전 총장은 본격적인 대선행보가 시작되는 이튿날인 13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방침이다. 참배 후에는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신고를 할 예정이다. 그런뒤 오후에 실무준비팀과 보좌팀와 상견례를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14일엔 충주에 거주중인 모친을 찾고 현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 뒤 고향인 충북 음성 부친 선영에도 들를 예정이다. 음성 꽃동네도 방문한다. 이어 충주시민과 인사하는 시간을 갖고 가족 친적들과 저녁을 함께할 예정이다. 15일에는 서울로 올라와 실무진들과 회의를 하고 개인적인 휴식에 들어간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일단 언론인, 외교관 출신 등의 참모진 10여명을 주축으로 대선캠프를 본격 꾸릴 예정인데, 대권 시나리오 카드로 '아이젠하워 모델'을 꺼내들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도 이처럼 대선과정 내내 줄곧 '중립'을 고수하다 막판에 기존 정당 조직을 끌어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 전 총장은 지지세력의 힘을 빌어 가급적 정당색을 버리고 대선 직전 '중도·보수 대통합'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조세훈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