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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모바일 본초강목으로 부활한 400년전 의술, 싱수린

기사입력 : 2016년12월22일 17:03

최종수정 : 2016년12월22일 17:03

진료차트, 처방전, 임상진료 지침 등 의학지식 총 망라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21일 오후 5시2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서양덕 기자] 중국의 동의보감 격인 ‘본초강목(本草綱目)’이 420년 만에 모바일 앱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존스홉킨스 의대 출신 장위성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싱수린(杏樹林)’은 중국 의료인을 위한 서비스 요람이다. 싱수린이 출시한 3대 앱에는 의료인들이 알아야 할 모든 의학 지식이 총망라돼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 싱수린은 현재까지 빙리자(病歷夹), 이쉐원셴(醫學文獻), 이커우다이(醫口袋) 3개 앱을 출시했다. 각각 환자 진료 차트, 처방전, 펍메드(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생물의학 연구자료 전자도서관), 임상 진료 지침 등의 의학 분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싱수린의 사업 모델이 춘위이성(春雨醫生), 바이두이성(百度醫生) 등 중국에 출시된 모바일 헬스케어 앱과 다른 점은 서비스 대상이 환자가 아닌 ‘의사’라는 점이다.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 1위 앱 춘위이성은 환자가 실시간으로 의사와 건강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앱 이용자는 몸이 아플 때 의사들에게 무료로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주치의를 유료로 고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담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춘위이성과 같이 시중에 출시된 대부분 앱은 환자가 의사로부터 원격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싱수린이 출시한 3개 앱은 모두 의사의 정보 취득에 목적이 집중돼있다.

먼저 빙리자에는 수많은 환자의 의료 차트, 처방전 데이터와 이를 토대로 의사들 간에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 공간이 있다. 또 빙리자에 가입한 의사는 환자 차트를 앱에 직접 작성할 수 있으며 CT 사진과 영상까지 저장할 수 있다.

이쉐원셴은 앱 이름 그대로 국내외 의학 분야의 모든 문헌서적이 올라와있다. 특히 이 앱을 통해 펍메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쉐원셴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커우다이에는 의사들이 실제 진료·처방에 참고할 수 있는 임상진료 지침, 약전(藥典) 등 진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 저장돼있다. 이처럼 싱수린은 진료·연구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3개 앱에 분류해 의사가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싱수린은 2011년 회사 설립된 지 약 5년 만에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1월 있었던 시리즈C 투자에는 3개 투자자가 공동으로 참여해 3200만달러(382억원)을 조달했다. 현재 싱수린의 기업가치는 2억달러(24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싱수린이 출시한 3개 앱의 총 가입자 수는 80만 명이다. 중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의사수가 약 300만 명임을 감안하면 가입자 수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 일 평균 이용자수는 10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총 다운로드 수는 210만 건을 넘어 섰다. 이 중 의료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앱은 이커우다이로 조사됐다.

중국 의학계 21세기판 이시진, 장위성

중국 명나라 시기 의성(醫聖) 이시진은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책 ‘본초강목(本草綱目)’의 저자다. 총 5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이시진이 약 26년간 집필해 1596년 간행된 약학서다. 본초강목은 총 1892종의 약재와 1만 여개의 처방을 담고 있으며 약의 성능, 원산지, 재배 방법 등 모든 것이 정리돼있다.

장위성은 베이징 의대와 존스홉킨스 의대를 졸업한 수재 중의 수재다. 훌륭한 의사의 꿈을 안고 의학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가 겪은 중국 의료계 현실은 알면 알수록 차가웠다. 그는 중국에서 의사의 사회적 지위나 처우보다 더 열악한 점은 바로 국가 의료 시스템 자체라고 판단했다.

장위성은 의사와 환자 간에 진료 정보 교류가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인구 수 대비 의사 수가 턱없이 모자라 의사들이 의료 질 개선에 신경 쓰거나 환자와 충분히 소통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의사들이 과잉진료나 과잉처방을 해도 환자들은 정보 불균형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장 대표는 “일반적으로 의료업계가 정보의 비대칭성이 두드러지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의사 수급 불균형이 심한 중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국가통계국 발표 기준 중국에서 정식으로 면허를 딴 의사 수는 282만 명이다. 중국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1.5명으로 미국(2.5명), 일본(2.2명), 한국(2.0명)에 비해 낮고 OECD 평균(3.2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 때문에 중국 의사들이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진료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는 데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장위성은 “열악한 중국 의료 시스템 속에 의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견디며 효율적인 진료나 연구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의대 졸업 후 미국 빅데이터 회사에서 근무하며 중국 의료계 문제점을 연구하기 시작해 의사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위성은 미국에서 돌아와 자신의 역량을 중국 의학 발전을 위해 쓰겠다고 다짐한다. 처방전 발행에 매몰된 중국 의료인들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으려면 의사들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협화의과대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는 “우연히 접한 빙리자를 통해 실제 진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논문 작성에 꼭 필요한 자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기업가치 2400억원 싱수린의 2대 캐시카우

싱수린의 수익 모델은 크게 제약회사와 합작과 플랫폼 사용료로 나눌 수 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싱수린과 제약회사의 협업 범위는 넓고 현재도 많은 업체들과 합작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지금까지 싱수린은 주로 처방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 빙리자에 제휴 제약기업의 제품을 광고·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이밖에도 제약회사와 행사 공동 개최 등을 통해 크고 작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싱수린이 3개 플랫폼을 통해 벌어들이는 판권 수익 비중도 적지 않다. 3개 앱에는 방대한 양의 문헌 콘텐츠가 업로드 돼있다. 싱수린은 앱에 있는 모든 자료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이용자들로부터 해당 콘텐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싱수린은 자체 브랜드의 청진기, 서적 등의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의료 IT업계 관계자들은 싱수린의 수익모델이 비안정적이고 지속성이 약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싱수린의 회사 경영과 콘텐츠 판권 구입 등 고정지출 비용은 큰 반면 비고정적인 수익 형태가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싱수린의 수익 모델에 대해 시장에 많은 얘기가 오고가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회사 설립 초기 목표대로 양질의 의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인프라를 조성해 중국 대형 병원들이 먼저 찾아오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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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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