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2.5억원 하락..강남 재건축 대체로 1억원 이상씩 내려
일각에선 '더 내려야' 지적도..가격 하락 시작에 불과
[뉴스핌=최주은 기자] “가격이 조금 떨어지면 강남에 집을 사려고 보고 있는데 매수 시점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짧은 시간에 하락폭이 너무 크네요. 추가로 가격이 더 내릴거 같아 매수 시점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반포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47세)씨)
“재건축까지 기다리긴 힘들겠어서 집을 팔려고 하는데 타이밍을 놓친거 같아요. 처음 집을 내놨던 지난 10월보다 1억 가까이 가격이 빠져서 지금 팔기도, 그렇다고 갖고 있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까요?”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B(56세)씨)
11·3 주택안정대책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과열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지금은 급랭을 주도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하락하고 있어서다. 가격은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매매 거래 역시 급락 수준이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상승을 이끌었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지금은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이동훈기자> |
실제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는 11·3대책 이후 실거래가가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이 단지 전용면적 76㎡ 주택형은 지난 10월 최고 15억2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이보다 2억2500만원 떨어진 13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도 1억원가량 떨어졌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2㎡ 주택형은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10월 10억6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9억4500만원까지 내려갔다. 10월 26억원선이던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 84㎡형도 지금은 24억~25억원대로 1억원 이상 내려 앉았다.
지난 12일 기준 강남3구(강남·송파·서초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5주째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지난달 발표한 정부 대책 직후 본격화됐다. 거래 역시 부진한 상황.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한껏 오른 가격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인 수요자가 향후 시장 전망을 걱정하는 문의만 줄을 잇고 있다"며 "매수를 희망하는 사람의 문의는 전무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같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과 거래 부진은 정부 규제에 이어 미국 금리인상 악재가 겹쳐 매수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평가된다. 높은 기대감이 형성됐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와 가격을 끌어내렸다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정책 발표 직전까지만해도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4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을 이끌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아파트 매수자들의 자금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 냉각을 주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재건축 시장은 이제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좀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기 상승분에 비하면 현재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의 경우 지난 10월 연초 대비 3억5000만원 가량 올랐다. 개포주공1단지 42㎡ 주택형도 연초부터 10월까지 상승분은 3억원을 넘어섰다.
재건축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같은 기간 7억원 가량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전용면적 198.3㎡)와 구현대(196.2㎡)는 각각 25억5000만원에서 32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압구정에서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구현대2차(전용면적 178.5㎡)도 5억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강남 이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직장인 C씨는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오른 경향이 있다"며 "연이은 금리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지금 조정은 막 시작 단계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