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림 감독과 배우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 류준열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더킹' 제작보고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다시 볼 수 없을 조합이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대표 꽃미남 배우 조인성과 정우성부터 충무로 블루칩 류준열과 최고의 신스틸러 배성우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더킹’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이 자리했다.
한재림 감독이 직접 쓰고 만든 ‘더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재림 감독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인 풍자라는 게 있다. 과거로 치면 마당놀이다. 마당놀이는 되게 흥겹게 박수치고 놀면서 권력을 비판한다. 그 안에 해학과 감동이 있다. 사회 부조리를 어둡고 고통스럽게 만들지 말고 제대로 놀아보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 우리 마음속에 사회의 부조리함이 더 크게 느껴지고 한 번쯤 반성하고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을까 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2014년 착생했다.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어떤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기본적으로 풍자극에 관심이 많았다. 진짜 권력자란 뭘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정권이 바뀌면 권력이 바뀌는데 바뀌지 않는 권력이 있는 것 같았고 그 세계가 흥미로웠다. 권력을 유지하는 저 사람들의 힘이 어떨까라는 궁금함이 시발이 됐다”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더킹'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화려한 라인업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앞서 언급했듯 ‘더킹’에는 조인성, 정우성을 비롯해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까지,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한재림 감독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배우들의 캐스팅을 놓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조인성은 사실 (영화에) 잘 안나와서 같이 해줄까 떨렸다. 근데 시나리오를 재밌게 봐줘서 고마웠다. 정우성은 ‘아수라’와 시기가 맞물려서 못할 뻔했는데 우리 촬영이 뒤로 밀려서 다행이었다. 배성우는 쓰기 전부터 알고 있어서 성격이 녹아있다. 류준열은 끝까지 캐스팅을 두고 고민하던 캐릭터였다. 그러다 ‘응답하라 1988’을 보고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감회가 새롭기는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 특히 줄곧 또래와 함께하다가 쟁쟁한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류준열은 “말씀드리기만 해도 떨리는 선배들과 한다는 이야기에 주저 없이 작품을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며 “평소보다 긴장도 많이 된다. 선배들이 워낙 편하게 해주고 이런 자리가 처음도 아닌데 처음 같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형들은 짓궂은 농을 던지며 동생의 긴장을 풀어줬다. 정우성은 “한마디로 우리가 불편했다는 거냐”고 되물었고 조인성은 “서로 생각하는 게 온도 차이가 좀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배우 조인성(왼쪽)이 15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더킹'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날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건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였다. 조인성은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쌍화점’을 마지막으로 8년간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조인성은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제대 후 영화, 드라마를 구분하지 않고 좋은 작품이면 하겠다는 목표로 하다 보니 연달아 드라마를 하게 됐다. ‘더킹’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으로 좋은 작품이라 하게 됐는데 결과적으로 영화로는 늦게 인사를 드리는 꼴이 됐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 뵙는 거에 걸맞게 (영화에) 많이 나온다. 저를 기다렸던 관객들에게는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티저 예고편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더욱이 해당 영상에는 굿을 하는 장면이 등장, 현 시국과 정확하게(?) 맞닿아 눈길을 끌었다. 류준열은 티저 예고편 공개 후 지인들로부터 추가로 찍은 장면이냐는 전화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이와 관련, 한재림 감독은 “추가 촬영한 건 하나도 없다. 이것도 7월에 찍었다”고 해명하며 “삶이란 게 많은 우연과 우리가 알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굿과 같은 시국과 어울리는 장면은 의도하지는 않았다. 그냥 취재 과정에서 많은 권력자가 이런 일을 하더라. 거기서 (도움을 받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더킹'에서 화제를 모은 굿 장면 <사진=NEW> |
또 자신이 운영 중인 제작사가 ‘우주필름’인 것에 대해서는 “‘우주필름’은 SF영화를 만들고 싶은 제 꿈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재림 감독은 “사실 이게 불행한 일이다. 웃자고 한 일이 시국과 맞아 떨어지는 거 자체가 비극이고 불운”이라고 한탄했다.
조인성은 역시 “촬영 당시에는 이 정도의 시국이 될 거라는 예상을 못하고 만들어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저희가 비틀어서 찍었던 장면들이 현실과 너무 맞아떨어져서 당황한 쪽은 저희다. 이 시국에 다 같은 마음일 거 같은데 절망에 빠져 계신다면 이 영화를 통해서 통쾌함을 느끼고 희망을 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그땐 영화가 개봉되면 큰 공격을 받을 수 있으니 그걸 잘 감당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근데 우연치 않게 시국이 이렇게 된 것”이라고 거들며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가지고 앞으로는 어떤 권력, 법의 집행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요구하는 게 우리 몫”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더킹’은 오는 1월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