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14일(현지시각)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기준금리 예상 인상 횟수를 9월 전망한 2회에서 3회로 높여 잡았다. 이날 연준은 전원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0~0.75%로 기존보다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내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연준 위원들은 재정 정책 변화 가정을 전망에 포함했다"며 "이것이 이 같은 변화를 일으킨 요인 몇 가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서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P/뉴시스> |
◆ "재정 확대 전망, 일부 위원 전망에 영향"
연준은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을 내년 1.375%로 9월 전망치 1.125%보다 높였고, 2018년은 1.875%에서 2.125% 2019년은 2.625%에서 2.875%로 상향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계획대로 완만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의 중립 수준이 꽤 낮아 점진적 금리 인상이 중립적 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연준과 옐런 의장의 스탠스가 이전보다 매파적(hawkish)이라고 진단했다.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후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달러지수)는 14년래 최고치에 근접한 102.21을 기록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은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강조했지만 2017년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의 변화를 봤을 때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라며 "'점진적'이라는 단어는 해석의 여지가 있고 회의마다 25bp씩 올려 한 해 100bp를 인상하는 것도 과거 기준에서는 점진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75bp의 인상은 다음 움직임이 6월 이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이르면 3월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점도표<자료=미 연준> |
◆ 옐런 "2~3년 내 물가 목표 달성"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9월 1.8%에서 1.9%로 소폭 높여 잡았고 2017년 성장률은 2.0%에서 2.1%로 상향 조정됐다. 2018년 성장률 전망치는 2.0%로 유지했으며 2019년 전망치는 1.8%에서 1.9%로 높아졌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3%에서 1.5%로 높아졌고 내년은 1.9%, 2018년과 2019년은 각각 2.0%로 유지됐다. 옐런 의장은 2~3년 이내에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지난 11월 FOMC 회의 이후 고용시장이 지속해서 강화했으며 경제활동 역시 올해 중반 이후 완만하게 확장됐다고 평가했다. 일자리 증가는 최근 몇 개월간 탄탄했고 실업률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이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의 지연요인(slack)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최근 지표가 고용시장의 추가 진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낮은 생산성을 우려하면서 교육과 혁신, 경쟁 정책이 이것을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이 굉장히 불확실하다고 보는 옐런 의장은 재정 정책 변화가 전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연준은 경제 여건이 점진적 금리 인상만을 타당하게 할 만큼만 전개될 것으로 보고 기준금리가 한동안 장기적으로 적절하다고 보는 수준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실제 금리 변경 경로는 경제 지표에 따른 전망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내년) 두 차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연준은 3차례를 들고 왔다"며 "성명서도 고용시장의 개선과 인플레이션에 방점을 찍고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옐런 의장은 사임 가능성에 대해 그의 임기를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 관해 결정되진 않았지만, 재임명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