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질서 유지 차원의 일반적인 요청...오해 금물”
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에 영향 미칠 듯
박사모, 대규모 탄핵 기각 촉구 집회 예정
[뉴스핌=김규희 기자] 헌법재판소가 준비절차 수명재판관으로 이정미, 이진성, 강일원 재판관을 각각 임명한 가운데, 청사보안강화를 위해 경찰에 헌재 청사 앞 시위 대책을 요청했다.
이번 주말인 17일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탄핵 기각 촉구집회와 탄핵 인용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헌재 앞 도로는 왕복 4차로여서, 광화문 광장에 비해 매우 좁다. 특히 탄핵 찬반 집회 측의 충돌 가능성도 높다.
헌법재판소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헌법재판소 배보윤 공보관은 “그동안 중요사건마다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식의 시위가 있어 왔다. 50여 명이 특전사복을 입고 확성기를 들고 점심시간 내내 고성을 지른적도 있다”며 “탄핵심판 절차는 국가적으로 엄중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진행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경찰에 집회질서에 관한 대책을 요청한 것”이라 전했다.
"안국역 사거리에서 진행되는 촛불집회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 공보관은 “그럴 의도는 없다. 지난 주말에는 소음 때문에 연구실에서 기록을 보기도 힘들었다고 한다”며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재판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촛불을 듣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하지만 헌재의 의도와 달리 촛불집회 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는 법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시법이 ‘헌재로부터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를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법원은 100m 앞까지 접근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엔 법원이 헌재의 요청을 존중해 안국역 사거리 인근 집회를 불허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배 공보관은 “청사인근에서 이뤄지는 불법시위에 대한 대책을 요청한 것이다. 촛불집회는 상관 없으니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당장 경찰 투입을 요구한게 아니라, 우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을 때 대책을 강구해달라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 향후 논란이 되면 경찰청에 보낸 공문 일부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