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 정씨 고교 감사결과 발표
고3 출석일 17일 뿐...최순실, 촌지·외압 행사도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가 다니던 학교 측에 금품을 건네거나 외압을 행사, 정씨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이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정씨의 졸업 취소를 검토하고 특혜 제공자와 금품수수 관련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5일 오후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 및 청담고등학교 특별감사' 중간 결과 보고에서 "정씨 출신 학교들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돼야 할 학사 관리와 출결 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31일부터 실시한 특별감사를 통해 현재까지 언론과 국회, 시의회 등에서 제기된 모든 최씨 모녀에 관한 의혹들을 조사했다. 구체적으로는 ▲2011년 청담고 체육특기학교 지정과정 ▲정씨의 청담고 입학경위 ▲승마협회 공문의 진위 여부와 제출 경위 ▲실제 대회 및 훈련 참가 여부 ▲금품 수수와 외압 ▲성적처리와 출결관리 특혜 부여 여부 등이다.
그 결과, 정씨가 정상 출석한 것으로 처리된 기간에도 그가 해외로 무단 출국했다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 등이 다수 확인됐다. 특히 정씨의 무단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3년 동안 최소 37일에 달했고 그가 고3이었던 지난 2014년 당시 실제 등교일은 17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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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공개한 정유라씨 사진. 최순실 씨가 호텔을 매입한 후 가족·지인들과 개업 파티를 열고 웃으며 기념촬영하는 장면 <사진=중앙일보/뉴시스> |
정씨의 성적관리에서도 헛점이 발견됐다. 정씨가 실제로는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담당 교사가 정씨의 수행평가 점수에 만점을 부여하는 등, 체육 교과 성적이 ‘학업성적 관리 규정’을 위반해 처리된 것이다. 정씨는 이처럼 부당 처리된 성적을 바탕으로 각각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교과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씨가 교원에게 금품(돈봉투)을 증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감사에서 한 교사가 또다른 교사 1명이 최씨로부터 3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 당사자도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이밖에 최씨는 최소한 2차례 더 교원에게 금품 증여를 시도했고 1년에 3~4회 꼴로 과일 등 다과를 체육부 교무실에 제공했다. 또 정씨 학급에도 과일 등 다과를 제공한 사실도 추가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당시 자신의 배우자(정윤회씨)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압력을 행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교육청은 지난 2013년 5월경 최씨가 정씨에 대해 대회 참가 4회 제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려고 한 담당 교사를 찾아가, 수업 중 학생들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수업을 중단시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그는 동료 교원들 앞에서 30분이 넘도록 폭언과 협박을 하기도 했다.
선화예술학교에서도 정씨가 학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대회에 출전했거나 해외에 머물고 있는 동안 출석 처리된 날짜가 열흘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최씨에 의한 ‘교육 농단’으로 규정하고 정씨 졸업 취소에 대한 법리적 검토와 확인된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금품 증여자인 최씨와 확인된 금품 수수 연루자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최씨 모녀의 추문을 전화위복 삼아 '정의로운 교육', '특권 없는 평등 교육'이 실현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