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고은 기자] 올 들어 엔화가 급격히 요동치면서 일본 증시의 대형 수출주가 맥을 못춘 가운데 '내수에 집중해 엔화 변동에 노출되지 않는 스몰캡(소형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전문가에게서 나왔다.
일본 스몰캡은 미국 스몰캡과 비교했을 때 실적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가격 매력 역시 돋보인다는 평가다.
<사진=블룸버그> |
27일 자 배런스 지는 BNP파리바(BNP Paribas)의 토니 글로버 전략가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 스몰캡이 낮은 변동성과 꾸준한 수익률, 합리적인 가격대로 인해 투자 매력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버 전략가에 따르면 일본 스몰캡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대형주보다 실적 대비 16%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으며, 미국 대형주보다는 39% 저렴하다. 심지어 미국의 스몰캡에 비해서는 50% 이상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 일본 소형주 아웃퍼폼, 어제오늘 일 아냐
글로버 전략가는 일본 스몰캡을 추천하는 이유로 장기간 보면 소형주 수익률이 대형주 수익률을 상회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는 롤프 반츠라는 미국 연구원에 의해 35년 전에 밝혀졌다.
일본에서 이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고 잘 작동되고 있다. 지난 1999년 말 이후로 봤을 때, 3년 주기로 봤을 때 소형주가 대형주 수익률을 웃돈 경우는 75%였고, 5년으로는 85%였다.
스몰캡은 일반적으로 대형주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여겨지는데, 글로버 전략가는 이 점은 일본에서는 예외라고 강조하면서 "지난 10년간 일본 스몰캡은 낮은 변동성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의 변덕스러운 자금 유출입이 대형 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스몰캡은 대부분 내수에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대부분이 수출주로 이루어진 대형주들의 주가는 엔화의 급격한 움직임에 따라 함께 요동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일본 증시는 전반적으로 엔화의 영향권에서 움직였다. 올해 초 달러당 120엔 선에서 시작했던 엔화 환율은 9월 후반에는 달러당 100엔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달러당 105엔대로 되돌아왔다.
엔화 강세에 수출주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지난달 일본 수출은 전년대비 7% 감소했다. 이는 실적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며 엔화 기준으로 MSCI 일본 인덱스가 올해 12%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아이쉐어(iShares) MSCI 일본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 투자자들은 엔화 상승으로 인해 달러 기준으로 연초부터 현재까지 약 5%의 수익률을 올렸다.
스몰캡을 선호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올렸다. 아이쉐어 MSCI 일본 소형주 ETF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2%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겼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