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수퍼카 LFA 개발자 4명이 NX 개발
[뉴스핌=김기락 기자] 렉서스의 준중형 SUV인 NX는 렉서스의 수퍼카 개발자들이 만든 차다. 수퍼카는 각 자동차 업체의 최고 기술력을 탑재한 초고성능 자동차로, 브랜드 상징성을 갖고 있다.
31일 한국토요타자동차 등에 따르면 NX 개발에 렉서스의 수퍼카인 LFA를 만든 개발자들이 참여했다.
NX 개발팀의 핵심인력 4명은 LFA 엔지니어였다. 수석 엔지니어 카토 타케아키는 스포츠카만 8대를 소유한 열혈 자동차 마니아다.
또 NX200t의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개발한 부수석 엔지니어 이치하라 스나오는 항공기 엔지니어 출신이다. 수퍼카 LFA의 심장인 V10 4.8L 엔진도 그의 작품이었다. 이 엔진은 최대 9000rpm까지 회전할 수 있는 초고성능 엔진이다. 일반적인 엔진의 최고 회전수는 약 6000rpm이다.
이들 엔지니어의 수퍼카 개발 경험은 NX에 그대로 반영됐다. 카토 타케아키 수석 엔지니어는 “렉서스가 3세대 IS를 개발하면서 얻은 기술적 성취와 노하우를 NX에 두루 녹여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라이빙 좋아하는 맴버들이 NX 개발을 위해 똘똘 뭉쳤다. 핸들링에 대한 고집이 많은 인원들이 모여 논쟁을 했기 때문에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들어 7월까지 렉서스는 국내 5230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같은 기간 NX는 911대 팔려 ES300h를 이어 두번째 렉서스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했다. 또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 32만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3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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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카토 타케아키 수석 엔지니어<오른쪽,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
렉서스 NX는 기본적으로 토요타 RAV4와 플랫폼(차체 섀시 등)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차다. 차체의 90%를 새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NX 차체 강성이 20% 더 높다. 하지만, 렉서스 엔지니어들은 단지 차체를 단단하게 굳히는데 집착하지 않았다. 보다 역동적인 움직임을 완성할 최적의 균형점을 고민한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은 ‘강약 조절’이다. 주행 시 완강히 버텨야할 부위는 ‘브레이스(죔쇠)’와 ‘브라켓(꺾쇠)’으로 짱짱하게 묶었다. 반면 유연하게 비틀려야 하는 부위도 마련했다.
핸들링의 ‘손맛’을 부각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렉서스 NX의 차체에서 이처럼 의도적으로 바짝 죄고, 반대로 느슨하게 풀어놓은 부위는 앞뒤 서브 프레임을 비롯해 총 11곳에 달한다.
차체는 부위별로 최대 980메가파스칼(㎫)의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 알루미늄을 섞어 완성했다. 렉서스의 다른 최신 차종처럼 차 바닥엔 바둑판무늬, 엔진룸과 트렁크엔 V자 모양 강철 빔을 겹겹이 짜넣었다.
철판과 철판을 이어붙이는 가장 전통적 방법은 용접이다. 서로 맞닿은 면의 여러 접점을 이어 붙인다. 그런데 접점과 그 사이 빈 공간의 결합력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렉서스는 구조용 접착제와 ‘레이저 스크류 용접(Laser Screw Welding, 이후 LSW)’으로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구조용 접착제는 점이 아닌 선의 개념으로 붙인다. 그래서 두 가지 다른 부품을 한층 단단하게 밀착시킬 수 있다. 그만큼 진동이나 비틀림에 강하다. 또한, 렉서스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LSW’를 도입했다. 기존의 스팟(아크) 용접은 고열 때문에 철판의 접점이 녹으면서 변형되는 단점이 생긴다. 또 가열해 녹인 뒤 붙이는 방식이어서 2~3초가 걸린다.
반면, 레이저 용접은 채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아울러 융점만 정교하게 조준해 쏘는 덕에 변형도 적다. 특히 3~4장의 패널을 붙일 때 효과적이다. 스틸와 알루미늄 등 물성이 다른 소재를 붙일 때도 요긴하다. 또 LSW를 쓰면 차체 제작 라인의 길이 또한 40% 줄일 수 있다. 제작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렉서스 관계자는 “NX 도어의 테두리를 기존 스팟 용접 이외에 LSW와 구조용 접착제로 보강했다”며 “이처럼 단단히 만든 차체는 운전할 때 ‘손맛’의 기본이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