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의 손호준(왼쪽)과 임지연 <사진=MBC> |
[뉴스핌=양진영 기자] 예능에서 드라마로 옮겨온 커플이 주말드라마를 점령했다. '불어라 미풍아'의 임지연, 손호준과 더불어 '우리 갑순이'의 김소은, 송재림이 보증받은 '꿀케미'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다.
지난 27일 첫방송한 MBC 주말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와 SBS '우리 갑순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각자 상대 방송사에서 예능으로 호흡했던 연기자 커플이 로맨스 상대가 돼 돌아왔다는 점. 임지연과 손호준은 SBS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에서, 김소은과 송재림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동반 출연했던 사이다.
두 커플은 나란히 첫방송을 마친 두 주말드라마의 메인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불어라 미풍아'가 시청률로 승기를 잡은 가운데, 과연 시청자들에게 더 사랑받는 '케미왕' 자리는 어느 커플의 차지가 될지 주목된다. 케미는 영단어 Chemistry(케미스트리)를 줄인 말로, 보통 화학이라는 뜻이지만 사람사이의 화학반응, 호흡의 의미로 널리 쓰인다.
◆ 예능에서 드라마 인연으로…친해질 필요 없어 더 빛나는 케미
'불어라 미풍아'와 '우리 갑순이'가 각각 MBC와 SBS의 주말 9시대 경쟁작으로 편성된 가운데, 임지연-손호준과 김소은-송재림은 공교롭게도 서로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 마치 한번 검증 받은 '되는 커플'을 서로 데려다 쓴 것처럼 보이는 모양새가 시청자들에게는 꽤 새롭게 다가온다는 반응이다.
특히 당사자들은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 혹은 더없이 친한 사이라 연기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손호준은 "멜로가 처음이라 초반에 조금 어색했다. 다행히도 임지연과 초면이 아니다. '정글의 법칙'에서 만난 적이 있고, 이미 친해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그 덕에 잘 해나가고 있다"고 임지연과 호흡을 자랑했다.
2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우리 갑순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송재림(왼쪽)과 김소은 <사진=SBS> |
'우리 갑순이'의 송재림과 김소은 역시 자신감이 대단했다. 송재림은 "서로 캐스팅됐을 때 되게 좋았다.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데 이미 타 방송사에서 많은 분에게 사랑받았고 그로 인해 많이 친해졌다”며 “갑돌이, 갑순이로 연기하면서 이질감이 없다. 케미는 걱정 안해도 된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김소은과 송재림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출연하며 이미 진한 스킨십까지 경험(?)한 사이. 임지연과 손호준은 정글에서 동고동락하며 긴 시간을 함께 지냈기에 서로에 대해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장점을 고스란히 드라마 촬영장으로 갖고가게 됐다. '불어라 미풍아'와 '우리 갑순이'의 두 커플이 아직 첫방을 끝냈을 뿐이지만, 당사자와 주변인들이 이들의 케미를 '믿고 볼 수 있다' 자신하는 이유다.
◆ 첫 성적표는 임지연♥손호준 승?…김소은♥송재림, 판 뒤집을까
그렇다면 두 커플 중 '케미왕'의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건 어느 쪽일까. 첫 방송 시청률로만 따지자면 '불어라 미풍아'의 임지연-손호준이 이겼다. 첫회가 11.3%(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로 시작해 2회는 12.7%의 시청률을 찍으며 '우리 갑순이'보다 좋게 출발했다. '우리 갑순이'는 각각 7.7%, 9.1%로 약간 뒤졌지만 더 높은 시청률 상승 추이를 보였다.
특히 작품 속 역할들에 따라 이 판도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주말 9시대 '케미 대결'과 시청률 대결로 이어지는 구도가 더 기대를 모은다. '불어라 미풍아'와 '우리 갑순이'는 확연히 색깔이 다른 작품. '불어라 미풍아'의 꿋꿋하고 억척스러운 김미풍으로 등장하는 임지연은 '정글의 법칙' 속 뜻밖의 강인했던(?) 모습을 한번 더 재연할 것으로 보인다. 손호준은 인권변호사 이장고를 맡아 그런 임지연과 어린 시절 인연으로 그의 형편을 돕는 동시에 운명적인 로맨스 관계로 발전할 예정이다.
28일 방송 말미 공개된 '우리 갑순이' 3회 예고 영상에서 송재림에 임신 사실을 밝히는 김소은 <사진=SBS '우리 갑순이' 캡처> |
'우리 갑순이'의 김소은과 송재림은 5포 세대의 힘겨운 삶과 혼전임신, 동거 얘기를 다루는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각자 공무원 시험과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허갑돌, 신갑순을 연기하는 이들은 '미풍아'에 비해 현 세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닭살 돋는 애정 표현과 스킨십을 오가는 '커플 연기'를 한 차례 선보였기에 다소 센 소재들과 수위 역시 걱정 없다.
이제 막 첫발을 뗀 '불어라 미풍아'와 '우리 갑순이'. 두 작품은 예능서 시작된 커플이 등장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들은 많다. 사회적인 메시지와 공감대는 둘째로 하더라도, 주말드라마 주역에 첫 도전하는 네 배우의 가능성에 자연스레 이목이 쏠린다. 과연 시청률과 커플 케미, 작품성에 대한 호평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주인공이 나올까. 새로운 '대세 배우'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