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대중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가화만사성' 김소연 "연기자로서 갈증 다 풀어…원없이 해봤어요"

기사입력 : 2016년08월23일 08:10

최종수정 : 2016년09월02일 08:51

[뉴스핌=양진영 기자] 배우 김소연이 '가화만사성'으로 연기 갈증을 홀가분하게 털어냈다. 무려 8개월에 걸친 51부작 가족극에서 가장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 봉해령을 연기하며 다양한 감정의 극단을 오갔다.

김소연은 MBC 주마드라마 '가화만사성' 종영 직전,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얻은 것이 많다"면서 후련한 표정을 지은 김소연은 아들의 죽음과 남편의 불륜, 새로이 만난 연인마저 과거 악연으로 얽힌 봉해령 그대로였다.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계속해서 오르던 산에서 드디어 내려온 기분"이라며 웃었다.

"쫑파티를 최근에 했는데, 인터뷰 때문에 한 잔만 마시고 집에 왔어요. 대본을 받을 때마다 감독님이 '해령이는 항상 산을 오르고 있다'는 얘길 해주셨죠. 어제 드디어 산에서 내려왔고요.(웃음) 다행히 하나도 안다치고 몸에 상처도 안나고 무사히 끝냈어요. 어떤 것보다 별 탈 없이 끝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50부작인데, 사실 51부로 끝나서 한 회 더 고생했죠."

'가화만사성'에서 해령은 힘들다는 말로는 다하기 부족한, 극한의 아픔과 슬픔을 쉴 새 없이 겪는 캐릭터였다. 긴 시간 역할에 몰입해 눈물 콧물을 쏟은 김소연은 "그냥 아픔도 아니고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들이 매번 나왔다"고 털어놨다.

"해령이는 매회 아픈 신들이 많았죠. 그냥 아픔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이어졌어요. 아들이 죽고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사랑한 사람이 내 아들을 죽인 장본인이라고 오해를 하게 되고요. 이것 말고도 8개 정도 더 있어요. 대본을 받을 때마다 '내가 이 신을 해낼 수 있을까' 8개월간 긴장 속에 살았고,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촬영했어요."

50회가 넘도록 우여곡절을 겪은 것도 모자라, 극 후반부에는 기막힌 사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륜을 저지른 뒤 시한부 인생이 돼버린 전 남편 유현기(이필모)와 아들 서진이의 수술에 실패한 서지건(이상우) 사이에서 갈등을 해야했다. 항간에서는 시한부가 된 현기를 두고 불륜을 미화한다거나, 둘 사이를 고민하는 해령을 보며 왔다갔다 한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김소연은 "해령이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됐다"고 단순한 답을 내놨다.

"주변에선 왔다갔다하는 것 아니냐고도 하던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불륜 때문에 저도 해령이도 그걸 다 놓게 됐죠. 남편의 불륜에, 또 시어머니의 악행, 조기 폐경이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감내하고 최선을 다했던 여자가 지건 옆에서 비로소 웃을 수 있게 됐죠. 그러다 또 시한부 설정이 다가오는 순간, 사랑이나 마음이 옮겨간 게 아니라 옆을 지켜주게 되더라고요. 남은 시간이고 뭐고 '서진이 아빤데'라는 생각을 딱 하는 거죠. 결혼의 유무도 그렇지만 아이가 있고 없고도 굉장히 크게 작용을 했다고 봐요. 서진이를 그렇게 보냈는데 그 아빠도 외면할 수 없는 여자가 바로 봉해령이었던 거죠. 저도 이 나이가 되니 이해가 돼요."

자연스레 극중 삼각관계를 이뤘던 이필모와 이상우를 언급하게 됐고, 김소연은 스스로를 '복 많은 사람'이라 할 정도로 둘의 칭찬을 늘어놨다. 하지만 둘 중 어느 남자가 더 이상형에 가깝냐는 말에는 "둘 다 좋다"면서 말을 아꼈다. 직접 선택을 못받아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필모 오빠는 좀 신기한 캐릭터예요. 연기가 천재 수준이라 넋 놓고 구경을 한 적도 있어요. 순간적인 촉이나 센스가 너무 뛰어나니까 부럽기도 하고 감정 이입에 도움이 많이 됐죠. 실제 오빠는 약간 소년스러운 면이 있어요. 정말 많은 매력을 봤죠. 지금보다도 더 훨훨 날았으면 해요. 상우 오빠는 진짜 진실한 느낌이 서지건이랑 닮았어요. 항상 진심을 담아서 해주니까 저도 가짜가 아닌 진짜 연기를 하는 것 같았죠. 우리끼리는 정통 멜로라고 얘기했는데, 두 남자 배우가 정말 그 분야에 강한 분들이었어요. 파트너들을 잘 만났죠. 둘 중에 한 명을 고르라면, 가능은 하지만 얘기하지 않을래요. (웃음) 예전에 상대역이 다른 분을 선택했는데 꽤 상처가 됐거든요. 그냥 둘 다 좋아요."

드라마는 결국 돌고 돌아 현기는 비행기에서 생을 마감하고 해령은 지건을 기다리며 절반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결말이 만족스러우냐 물으니, 김소연은 "비로소 해령이가 웃을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가화만사성'을 끝내며, 김소연은 전작 '순정에 반하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지영수 감독의 격려를 언급했다.

"결국 해령이 지건을 택하고, 현기가 엄마랑 여행가다 비행기에서 떠나는 신을 대본으로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1년 후엔 지건을 기다리면서, 늘 기다려줬던 사람을 이젠 해령이가 기다리는 식으로 끝이 났죠.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상상한 적은 있지만, 한편으로는 51부를 달려온 후 최선의 결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항상 해령이가 웃는 신이 있었으면 했어요. 첫 회 보고 지영수 PD님이 '해령이가 행복해지길 기도할게'라고 하셨거든요. 해령이의 아픔을 다 겪어보니, 저 역시도 그가 행복까진 아니더라도 그냥 친구들이랑 소소하게 커피도 마시고, 일상을 좀 즐길 수 있기를 바랐죠."

정신적으로는 물론, 8개월간 거의 매일을 매달려 찍다보니 현재 김소연은 체력도 바닥이 난 상태다. 그는 "주말드라마는 주 2회 정도 쉰다는데 사기 당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연속되는 힘든 신들을 소화해내고, 오랜 시간 달려온 그는 매일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역할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김소연은 매 순간 그럴 수는 없었지만 이제는 행복하다며, 이 작품을 하고 얻은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주변에서 해령이 16부작 미니시리즈 3개 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였어요. 매일 힘든 신들이 곳곳에 포진해있으니까 쉬는 날도 쉬는 게 아니고. 대사도 너무 많았죠. 대사 외우다 보면 몰입돼 힘들고, 대본 나오는 수요일이 너무 두려웠죠. 드라마 끝나고 팬카페에 항상 행복하다고 썼는데 진짜 이거 하면서는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웃음) 매일 긴장하고 찍었으니 이제 행복하려고 해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건 물론 좋지만 작품으로선 끝내서 정말 후련하다는 맘이죠. 다행히 이 작품이 저한테 큰 갈증을 원없이 해소시켜준 것 같아요. 연기 생활을 하면서, 배우로서는 정말 뜻 깊은 작품이었죠."

덤덤히 속내를 털어놓은 김소연을 보며 벌써 13년차를 맞은 배우로서 과연 어떤 갈증이 있었는지 물었다. 어쩌면 계속해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채우려 달려온 김소연. 그에게 '가화만사성'은 비로소 수많은 대중의 마음을 건드리고, 공감할 수 있게 했다는 데서 배우로서 가장 의미있는 작업이 아니었을까. 

"해령이에게 감정선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대본을 주셨고, 이런 배역을 맡았다는 게 소중하고 뜻 깊었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제게는 더 큰 의미로 남았죠. 오열신 찍을 때마다, '내가 또 언제 이런 걸 맘껏 해볼까' 싶기도 했고요. 사실 오열이 아니더라도, 배우로서 감정을 터뜨릴 수 있는 신을 소화하고 그런 배역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요. 이번엔 정말 얼굴 표정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터뜨릴 수 있는 감정을 마음껏 표현했고, 원없이 해봤다 싶어요. 또 전작들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죠. 누구나 '가화만사성'을 보시고 다음을 궁금해하시고. 많은 관심을 대중적으로 받아서 그런 갈증이 해소가 많이 됐어요."

'악플이 없는 배우' '착한 언니 이미지'가 익숙한 대중과 달리, 김소연은 "예전엔 전혀 로코나 착한 역할이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그 때의 아쉬움을 자연스레 '순정에 반하다' '가화만사성' 등 최근작들로 풀어낸 그는 이제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대중에게 비슷한 이미지로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욕심을 내보인 만큼, 조금은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13년차 여배우의 행보다.

"해령이 보면서 같이 우셨다는 얘기가 정말 좋았어요. 그 슬픔을 이해해주시는 것 같고, 같이 몰입해주신 게 감사한 일이었죠.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사실 조금 사치스러운 말이지만, 이번엔 웬일인지 조금 쉬고 싶어요.(웃음) 예전에는 작품 끝날 때마다 내일 당장이라도 일하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지금은 좀 지쳤다기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된다는 책임감이 들어요. 봉해령에서 원래 김소연의 모습도 많이 보였을테고, 50부작이라 보신 분들도 약간은 피로감이 있겠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찾게 될 것 같아요. 이제 좀 악역이나 센 캐릭터 하고 싶어요. 예전에 했던 '이브의 모든 것' 허영미 같은 역도 지금 다시하면 다르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엔비디아 주요 고객, 블랙웰 주문 연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의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부문, 알파벳의 구글, 메타플랫폼스 등 소위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은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랙의 일부 주문을 줄였다. 하이퍼 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인포메이션은 이들 기업이 100억 달러어치의 블랙웰 랙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블랙웰 [사진=블룸버그] 이들 기업이 블랙웰 주문을 연기하는 것은 출고 초기 발견된 과열과 작은 결함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포메이션은 일부 고객사들이 차후 버전을 기다리거나 엔비디아의 기존 AI 칩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시설에 최소 5만 개의 블랙웰 칩을 탑재한 AI 가속기 GB200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문 지연이 발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협력사인 오픈AI는 엔비디아의 기존 세대 칩인 '후퍼(Hooper)'를 탑재한 가속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4분기 블랙웰 매출이 기존 목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54분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2.69% 내린 132.25달러를 가리켰다. mj72284@newspim.com 2025-01-14 00: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