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재즈 트럼펫 주자이자 작곡가 마일스 데이비스의 ‘독특한 5년’을 담은 영화가 등장했다.
10일 객석에 선을 보인 영화 ‘마일스’는 재즈 역사에 전무후무한 족적을 남긴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인생을 딱 100분으로 축약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재즈 트럼펫 플레이어 및 작곡가로 추앙 받는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 영화에서 은밀한 대중 앞에 5년을 드러낸다. 대단한 실력과 한계를 모르는 열정으로 팬들을 거느렸던 그가 5년간 왜 갑자기 은둔했는지 이유가 영화를 통해 공개되는 셈이다.
돈 치들이 연기한 마일스 데이비스는 그가 연주한 음악과 정확히 닮았다.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변화무쌍한 선율과 음색은 곧 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유분방한 성격에서 나왔음을 ‘마일스’는 이야기한다.
주로 연기자로 알려졌던 돈 치들은 ‘마일스 데이비스’에서 주연뿐 아니라 연출에 각본까지 맡아 재능을 뽐낸다. 연기 쪽에서 보자면, 마일스 데이비스를 들여다본 분석력이 발군이다. 롤링스톤즈 기자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마약을 거래하고, 빼앗긴 녹음테이프를 되찾기 위해 권총을 들이대기 일쑤다. 늘 같은 톤으로 신경질적으로 뱉어내는 대사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연기 외적인 부분을 보자면, ‘마일스’는 돈 치들이 그간 왜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하늘만 날았는지(연기만 했는지) 탄식하게 한다. 마일스 데이비스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벌어진 짧은 시간의 이야기를 100분 안에 녹여낸 연출가로서 수완이 만만찮다.
주인공과 데이브 브래든(이완 맥그리거) 등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도 훌륭하다. 특히 마일스와 데이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련의 소동을 코믹하게 풀어낸 영상들이 재미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적 열정, 유별난 캐릭터, 뮤즈 프란시스 테일러와 관계 등 천재 뮤지션의 음악 내·외적 부분을 리드미컬하게 다룬 깔끔한 연출도 마음에 든다.
영화 곳곳에서 흐르는 그의 음악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연주는 한동안 극장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주)영화사 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