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또 오해영' SBS '닥터스'와 KBS 2TV '태양의 후예' 포스터 <사진=tvN, SBS, KBS> |
[뉴스핌=이현경 기자] 잘 나가는 로맨틱 코미디의 흥행 뒤에는 F4가 있다? 올해 초 중국까지 강타한 KBS 2TV ‘태양의 후예’와 로코퀸 서현진을 낳은 tvN ‘또 오해영’, 최근 김래원과 박신혜의 달달한 로맨스로 주목받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까지. 최근 흥행작들을 살펴보면 남자 조연 군단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감초 역할을 해내며 주연 부럽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조연들. 팬들은 이들에게 F4라는 근사한 별명을 붙여줬다. 원래 F4(Flower4)는 히트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꽃미남 4인방을 지칭한다. 화제성과 인기, 시청률까지 책임지는 잘 나가는 드라마 속 F4를 들여다봤다.
◆이색 직업으로 보는 재미
음향 기사(또 오해영), 의사(닥터스), 군인(태양의 후예) 등 다양한 직업군을 소화하는 조연군단 <사진=tvN, SBS, KBS> |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와 송중기, 그리고 진구, 김지원 커플 못지않게 사랑받은 군단이 바로 송중기가 이끄는 알파팀이었다. 최우근(박훈), 임광남(안보현), 김기범(김민석), 공철호(최웅)까지 알파팀 4인방은 살벌한 전쟁터에서 활약했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 긴급 구호 활동에 투입되는가 하면 마피아 집단이나 상습적인 무기 투기꾼 등 공공의 적을 처리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망설임이 없었다. 스케일 넘치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팀워크는 F4를 더욱 빛나게 했다.
‘또 오해영’의 경우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 직업 군단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음향 기사다. 음향 감독인 도경(에릭) 아래에 있는 음향기사 폴리팀이 ‘또 오해영’ 속 F4다. 박훈(허정민), 기태(김기두), 상석(조현식), 이준(최준호)으로 이뤄진 폴리팀은 드라마와 영화에 삽입되는 효과음들을 작업하며 눈길을 끌었다. 구두 굽 소리, 파도 소리, 바람 소리, 뺨 때리는 소리 등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고 재현하며 음향 기사라는 매력적인 직업에 대한 관심까지 높였다.
특수부대 군인, 음향기사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직업은 바로 의사다. ‘닥터스’의 F4는 강경준(김강현), 피영국(백성현), 안중대(조현식), 최강수(김민석)다. 밤낮 없이 병실을 지키는 레지던트 생활, 환자들은 돌보면서 정작 제대로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나날, 응급 환자가 생기면 정신 없이 움직이는 병원 속 상황을 보여주며 흥미를 돋우고 있다.
◆F4마다 살아있는 캐릭터
'또 오해영'의 최준호, 김기두, 에릭, 허정민, 김기두(왼쪽부터), '태양의 후예' 속 김민석(오른쪽 위), '태양의 후예'의 최웅, 김병철, 박훈, 안보현(오른쪽 아래), '닥터스'의 김강현 <사진=tvN, SBS, 최웅 인스타그램> |
F4의 궁극적인 매력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드라마의 알파팀, 폴리팀, 레지던트 F4는 공통적으로 모두 캐릭터가 살아있다. 우울하거나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고 이들의 남남케미가 드라마의 재미 요소로 자리했다.
‘태양의 후예’에서 최우근(박훈)은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강모연(송혜교)이 징징대도 봐주는 법 없이 원리원칙대로 움직였다. 무뚝뚝해 인간미가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소유자였다. 임광남과 공철호는 티격태격, 알콩달콩 케미를 선사했고 김기범은 말썽만 피우던 사내에서 대한남아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며 감동을 안겼다.
‘또 오해영’에서는 폴리팀 F4의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제 몫을 다했다. 박훈(허정민)은 12세 연하 여친 윤안나(허영지)와 알콩달콩 연애 생활을 비롯해 폴리팀 내 재간둥이로 자리를 굳혔다. ‘완벽주의자’인 형 도경에 맞서기를 매번, 그리고 다른 멤버들과도 형을 신랄하게 욕하면서도 앞에서는 다시 작아지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훈 못지않게 끼가 넘치는 기태(김기두), 의리 넘치는 상석(조현식), 폴리팀의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한 이준(최준호)까지 4인4색의 폴리팀의 캐릭터가 고루 사랑을 받았다.
‘닥터스’의 F4들도 매력이 넘친다.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의 매니저로 활약한 김강현은 레지던트 군단의 수장 강경준을 맡아 열연 중이다. 강경준은 남녀 차별주의자, 학벌 차별주의자에 온갖 편견을 다 갖고 있는 인물. 얄미우면서도 밉지 않은, 선을 지키는 연기에서 김강현의 연기 내공이 드러난다.
이에 맞서는 피영국도 만만찮은 내공으로 눈길을 끈다. 아역부터 시작해 주연급 스타로 성장한 백성현은 ‘닥터스’에서 레지던트 3년차 피영국으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그는 서글서글한 성격의 소유자로 강경준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원한 성격 덕에 동료 레지던트 안중대(조현식)와 최강수(김민석)도 믿고 따른다.
안중대는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편이다. 눈치 없는 질문으로 매번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만 마음은 착해 웃음 짓게 한다. 김민석이 연기하는 최강수는 일류대 출신에 외모까지 곱상한 인물. 언제나 씩씩하며 혜정(박신혜)의 오른팔 역을 톡톡히 해 청량감을 준다.
◆제대로 눈도장 찍은 ‘꽃감초’, 차기작에서도 또 만나요
'닥터스'의 F4 김강현, 김민석, 조현식,백성현(위부터 시계방향) <사진=SBS '닥터스' 캡처> |
각 드라마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친 F4들은 드라마의 흥행을 업고 바로 차기작을 맡아 시청자와 만날 기회를 잡았다.
‘또 오해영’에서 안중대를 연기한 조현식은 ‘닥터스’로 바로 넘어왔다. 음향기사에서 의사로 바뀐 캐릭터에도 제 옷을 입은 듯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 철부지 김일병을 연기한 김민석도 ‘닥터스’에 캐스팅돼 후광을 받고 있다. 특히 김민석은 ‘태양의 후예’로 이름을 알린 이후 예능과 CF 활동까지 종횡무진이다. 영역을 넓힌 상황에서 ‘닥터스’로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강현 역시 ‘별에서 온 그대’로 개성파 연기자로 주목 받으면서 영화와 드라마까지 각종 러브콜이 몰렸다. 영화 ‘연애의 온도’ ‘관상’ ‘슬로우 비디오’, tvN 드라마 ‘아홉수 소년’과 ‘비밀의 문’ ‘두번째 스무살’까지 연달아 출연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