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UV, 친환경 자동차 폭발적 성장
글로벌 기업 기술 우위 앞세워 중국 시장 독식
현지 기업 기술력 제고, 고급화 전략 시급
[뉴스핌-황세원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SUV,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타이어 기업도 동반 수혜를 입고 있다. 특히 글로벌 타이어 업체는 기술과 자금 우위에 기반해 중국 현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여가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바로 SUV 시장이다. 최근 3년간 세단 타이어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7%에 그친 반면 SUV 전용 타이어 시장은 2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18일 보도된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에 따르면 2020년 중국 SUV 자동차 시장 비중은 전체의 2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실상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신흥 주자로 부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이 다양화되면서 SUV 시장도 고급형, 소형화 차량 등 세분화되고 있다. 특히 SUV 차량은 여행, 야외활동을 위한 장거리 운행용 수요가 높아 비포장도로에서 우수한 구동력과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SUV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국 비포장도로 전용 SUV 타이어의 시장 점유율은 15%에 달한다.
SUV 시장이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부상하자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고급 타이어업체인 미쉐린은 창청(長城)자동차 H6, 광치(廣汽)자동차 GS4, 바오쥔(寶駿)자동차 560 등 중국 현지 기업에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으며 또 다른 글로벌 타이어업체 굿이어도 BYD Q7, 창안(長安)자동차 SUV 중형 모델 SUV-CS95, 테슬라 SUV ‘모델 X’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2위 타이어 제조업체인 쿠퍼타이어는 작년 7월 SUV 전용 타이어인 Discoverer STT Pro를 출시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던롭타이어도 작년 5월 고급 SUV 전용 타이어 2종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사진=바이두(百度)> |
자동차 시장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거나 다름 없지만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중국 유력 경제 매체 왕이(網易)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은 약 700만대, 연간 성장률은 44%에 육박할 전망이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경우, 차량 특성상 타이어 기술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 선점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단연 미쉐린이다. 21스지징지바오다오에 따르면 미쉐린은 연간 매출액의 3%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미쉐린은 주행거리, 회전저항력, 접지력 등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으며 테슬라, 쉐보레, 도요타, 닛상 등 글로벌 회사 뿐만이 아니라 BYD, 베이치(北汽)자동차, 둥펑(東風)자동차 등 다수의 현지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경쟁사인 굿이어 또한 테슬라 주력 제품인 모델 S와 모델 X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주요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굿이어는 친환경 자동차 타이어 분야 내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는 주행 중 마찰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신개념 타이어 BH03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타이어 시장 독식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1스지징지바오다오는 “중국 현지 타이어 업체들은 기술 부족, 과잉 생산, 저가 경쟁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중국공업협회가 발표한 보고서 중 40개 주요 타이어 업체 가운데 80%가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라며 “중국 정부의 과잉 생산 억제 노력으로 기술력이 낮은 기업들이 퇴출되며 산업 집중도가 향상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과거 중국 기업들은 중저가 제품에만 집중했지만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시장은 이미 한계 도달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선 중국 업체들도 고급화 전략을 세우고 기술 및 브랜드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