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김나래 기자] 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현실화됐다.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방향에도 수정이 불가피,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 및 관가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인해 정부의 올 하반기 경제정책 결정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발표를 앞둔 정부로선,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유럽연합 탈퇴 찬성'으로 나오면서 기존 정책들을 다시금 검토해볼 필요가 생겼다.
당장 성장률 전망치가 수정될 조짐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은, 한국개발연구원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나같이 하향, 2% 대 중후반으로 낮춰 잡으면서 정부 역시 기존 3.1% 성장 전망을 내릴 것으로 예상돼왔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 개선세는 둔화되는 등 경기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경기 하방리스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5%에 그쳤고, 국내총투자율은 27.4%로 6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결국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당정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3%p 내린 2.8%로 제시했다. 그런데 브렉시트로 인해 이 전망치마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이와 관련, 기재부 측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기재부 간부들과 대응상황점검회의를 개최, 정부 내 대응 계획 및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아울러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에 대비, 내수 부양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여파가 이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좀 더 강화될 것 같다"며 "(세계 각국이)우리도 살기 어렵다며, 통상 압박을 가하는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그럼 우리 수출도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결론은 내수 부양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의 추경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다.
정부는 세계경제 위축·기업구조조정 등에 따른 수출 부진, 내수 둔화, 경기·고용 리스크에 대응해 적극적 재정보강 방안을 강구,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 방안에 추경 편성을 담을 예정이다.
다만, 정부는 추경안이 국회 통과가 늦어져 계획한 바대로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추경이 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가능한 빨리 집행해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회에서 시간을 지체하면, 내년 본예산과 시차가 적어 추경 무용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만약 국회서 빨리 정리 안되고 8월로 넘어가고 하면 본예산보다 3~4개월 빠른 정돈데, 그럼 추경 무용론이 제기될 수 있다"며 "작년 추경이 7월 18일 통과했는데, 그 이전이라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사태로 인해 경기하방에 대한 우려가 커져 추경 편성 필요성에 힘이 실리면, 국회 승인을 얻기가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이날 당정간담회에서 "28일엔 확정 발표할 것"이라며 "추경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김나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