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68)가 제품의 위해성을 숨기고 허위 광고 문구 도안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소환조사한 옥시의 광고담당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신 전 대표가 살균제 관련 광고 업무의 주요 과정을 보고받고 지시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4일 환경운동연합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이마트 앞에서 옥시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옥시는 지난 2000년 10월 독성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인산염 성분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용기에는 ‘살균 99.9% -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넣었다.
검찰은 실무진 진술과 그동안 확보한 증거 등을 토대로 안정성을 검토하지 않은채 ‘안심 제품’으로 표시한 것이 신 전 대표의 지시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제품의 세부 광고문구 기획에 일절 관여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신 전 대표를 재소환해 흡입독성 검사를 하지 않은 배경과 허위광고를 하게 된 경위, 영국 옥시 본사 관여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검찰은 옥시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수의과대 C 교수 연구실과 호서대 Y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 하고 실험 일지와 개인 다이어리, 연구기록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두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2억원이 넘는 연구용역비를 받고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 회사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쓴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