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테러방지 등 지역평화와 안정 위해 양국 협력해야"
[뉴스핌=이영태 기자]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저녁(현지시각)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만나 큰 틀에서의 양국 간 협력관계 증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 공식 웹사이트/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30분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을 갖고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면담에서 국제문제와 관련해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이란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함께 방문한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한 뒤 "한·이란이 잘 협력하면 서로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이란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주면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수석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에서는 북핵 문제 등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989년 5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했던 만큼, 이번 면담 자체가 대북 압박외교에서 상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신뢰를 토대로 긴 호흡을 갖고 관계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상생 협력을 추구하고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 국민의 마음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그동안 인재양성 교육과 낙후지역 개발, 과학기술 기반의 지식기반경제 등을 경제발전 과제로 제시한 점을 상기하면서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3명 직원이 사망하는 가운데서도 임무를 완수한 대림산업과 국제제재 속에서도 이란에 남아 활동한 한국 기업 사례를 들면서 "수교 이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이 긍정적인 교류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온 것은 유대와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양국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은 천년 이상의 교류 역사, 가족 중시와 어른 공경의 아시아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주몽과 대장금이 이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양국의 유사한 정서와 가치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면담에는 한국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란 측에선 로하니 대통령 등이 배석했다.
김 수석은 이번 면담에 대해 "면담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란측에 양국 우호관계 복원 및 발전 의지를 전달하고 최고지도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며 "최고위층 간 유대 형성뿐만 아니라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발전을 위한 이란 내 지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