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위기 당시 사망자 수 급격히 늘어
<上편에서 이어짐>
[뉴스핌=서양덕 기자] '부호 박명(薄命)' 중국의 적지않은 억만장자 부호들이 각양각색의 이유로 40~50대의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조사돼 재계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 중국경영망(中國經營網)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2003년 이후 13년간 질병, 자살, 사고, 피살 등의 이유로 72명의 부호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체 사망 부호중 15명은 타살, 17명은 자살, 7명은 불의의 사고로 비운을 맞았다. 또 14명은 사형, 나머지 19명은 질병 등의 이유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한 억만장자 72명 중 70명이 남성으로 조사됐다.
4. 사형집행으로 사망한 14인; 사망 당시 평균 나이 42세
각종 비위와 범죄로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부자들도 14명에 달했다. 이들은 불법적인 수단으로 재산을 축적하거나 청부살인, 거액의 사기 등 범죄를 저질러 사형에 처해졌다.
사형에 처해진 억만장자들 중에는 마피아와 연루된 기업인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류용(刘涌) 심양가양기업그룹(沈阳嘉阳企业集团) 회장이다. 류융 회장은 지난 2003년 호형호제하며 어울리던 선양시 고위관료 마향동(馬向東)과 마피아 조직에 가담해 살인 등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친형제를 시켜 비즈니스 파트너를 청부살인한 억만장자도 있다. 투자자문 회사인 북경건호그룹(北京建昊集團) 원보경(袁宝璟) 회장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협박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청부살인한 혐의로 결국 사형을 당했다.
오천희(吴天喜) 고송식품(贾宋食品) 회장은 수년간 24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았다. 사형 당시 그의 나이는 61세였다.
이밖에 불법자금 모집, 사기 등의 혐의로 중국 법원은 5명의 억만장자 기업가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2009년 5월 13일 24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오천희(吳天熙) 고송식품(贾宋食品) 회장이 사형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5.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은 7인
이밖에 7명의 억만장자는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뉴질랜드 국적의 중국 억만장자 허위지(許偉傑)는 2007년 43세의 나이에 급성 탈륨 중독으로 광저우에서 급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계획에 의한 독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 태주신성의약(臺州新星醫藥) 장지신(张志信) 회장은 자신의 별장에서 머물던 중 누군가 집안에 몰래 설치한 폭발물이 터져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사망한 억만장자 72명 중 97%가 남성
사망한 72명의 억만장자 중 70명이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2명의 여성 억만장자인 두익민(杜益敏) 뷰티업체 사장은 사기 혐의로 사형을 당했고, 진건위(陈建伟) 계향촌식품(桂香村食品) 부사장은 아침 운동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정춘생(丁春生) 하남의과대학 교수는 “남성 억만장자의 사망률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여성이 사회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남성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다.
◆ 억만장자의 죽음은 세계 경제 위기 시기와 일치
이와함께 억만장자들의 사망은 시기적으로 경제가 안좋은 시기와 맞물린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연도별 억만장자 사망자수는 2003년 6명, 2004년 3명, 2005년 10명, 2006년 8명, 2007년 6명, 2008년 11명, 2009년 5명, 2010년 16명, 2011년 7명이었다.
이가운데 2005년, 2008년, 2010년의 사망자수가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 시점은 공교롭게도 경제가 어렵거나 세계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시기였다.
이 시기 중국 억만장자들이 운영하는 상당수 기업들이 실적 악화와 부채, 자금난 등으로 극도의 어려움을 겪었는데 결국 이런 상황이 기업 총수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직간접적 원인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 억만장자의 죽음, 또 다른 분쟁의 시작
억만장자들이 사망한 후 망자의 유산을 놓고 직계 친인척 간에 분쟁이 빚어지는 예도 잦았다.
호남반가식품(湖南胖哥食品) 왕계업(王繼業) 회장이 사망한 후 그의 어머니는 “며느리가 아들을 강제로 안락사시켰다”며 공안국에 신고했다. 이후 시모와 며느리는 왕 회장의 유산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였다.
진건위(陈建伟) 계향촌식품(桂香村食品) 부사장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진 부사장이 사망한 후 남편과 친정 부모, 여동생까지 가세해 치열한 유산 분쟁을 벌이고 있다.
유산 분쟁은 특히 가족이 한 기업을 공동으로 운영할 때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에 경영권과 소유권이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후룬리포트에 따르면 2009년 5만5000명으로 조사됐던 중국 억만장자 수가 1년 만에 6만명으로 늘어났다. 가장 최근 조사 결과인 2014년 기준 억만장자는 6만7000명, 천만장자는 10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