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의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해졌다. <사진=MBC 제공, KBS 2TV '해피투게더3', JTBC '욱씨남정기' 캡처> |
[뉴스핌=황수정 기자] 예능 프로그램의 컬래버레이션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 언급 자체를 조심하던 분위기가 콘셉트를 차용해 특집을 꾸미는 등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예 방송사를 뛰어넘으며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시청률 상승으로 윈윈(win-win)…시너지 효과 '대박'
지난 19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정준하의 Mnet '쇼미더머니5'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해당 방송은 시청률 11.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 복귀에 거부감이 있던 길이 등장했고, 아직 방송 전인 '쇼미더머니5'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17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는 '해피선데이-1박2일' 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덕분에 올해 가장 높은 자체 시청률(6.3%)을 달성했다. 특히 20일 방송된 '1박2일'은 시청률 14.4%로 지상파 3사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 속 화제의 커플 김숙과 윤정수의 행보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시청률 7% 넘으면 결혼'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연신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지난달 25일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에 등장했다. 이날 방송 시청률은 2.598%(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로, 현재까지 자체 최고 수치다. 또 두 사람은 새로 시작하는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에도 카메오로 출연했다. 지난 15일 윤정수와 김숙의 카메오 도전기를 담은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은 시청률 4.471%로 지난 방송분보다 소폭 상승했다.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5', '해피투게더3'와 '1박2일', '님과 함께2 최고의 사랑'과 '헌집 새집' '욱씨남정기' 등 예능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됐다. <사진=MBC '무한도전', KBS 2TV '해피투게더3', JTBC '헌집 새집' '님과 함께2' 캡처> |
◆ 기존 캐릭터 그대로 옮겼다…이해도↑ 재미↑
최근 진행된 예능 프로그램들의 컬래버레이션은 과거 새로 시작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를 위한 것들과는 다르다. 사생활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신작 홍보로 이어지는 토크쇼, 이리 저리 뛰고 몸개그를 펼치다 신작 캐릭터를 '흘리는' 뜬금없고 노골적인 홍보가 아니기에 훨씬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하면서 각각의 예능 프로그램 하나만 보던 시청자의 유입을 가능케 하는 효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기존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기존 프로그램의 콘셉트 차용이나 단순한 멤버의 출연뿐만 아니라 기존 캐릭터가 그대로 표현되며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익숙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오히려 신선한 그림과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무한도전' 정준하와 '1박2일' 멤버들, 윤정수와 김숙 커플은 시청자들에게 각 예능 프로그램의 번외편을 보는 듯한 재미를 자아냈다. 특히 '가모장숙'과 '윤주부'라는 김숙과 윤정수의 독특한 남녀 역할이 '욱씨남정기'의 주인공 이요원, 윤상현 캐릭터와 비슷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됐다.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 '1박2일'과 '런닝맨' 등 새로운 예능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사진=MBC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KBS 2TV '해피투게더3' 캡처> |
◆ 기대되는 예능 컬래버…"이 프로그램도 해주세요!"
방송사를 뛰어넘은 컬래버레이션이 이어지면서 다른 프로그램들의 만남도 주목된다. 2011년 MBC '라디오스타'가 고전할 때 '무한도전' 멤버들이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지만 1인자 유재석이 스케줄 상의 문제로 출연하지 못했다. 이후 '라디오스타' 팀은 '무한도전' 경매 특집 당시 유재석을 캐스팅하려고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라디오스타' 황교진PD는 "언젠가는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라며 소망을 드러냈다.
'1박2일' 팀은 SBS '런닝맨'을 탐내고 있다.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차태현은 유호진PD에게 바라는 점으로 "'런닝맨' 멤버들과 바꿔보고 싶다"며 "김종국을 '1박2일'로 보내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호도 "데프콘과 김종국을 바꾸면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여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프로그램끼리만 아니라 예능 PD의 만남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특히 인기 예능 PD 김태호와 나영석의 조합. 나영석PD가 KBS 재직 시절 김태호 PD와 '1박2일'과 '무한도전'의 컬래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결론적으로는 양쪽 회사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당시 컬래버가 이뤄졌다면 역대급으로 회자됐을 일이다. 이제 각 방송사의 장벽이 낮아진만큼 다시 한 번 두 사람의 만남을 추진해보는 것도 기대할 만하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