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방 열풍을 주도하는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 '헌집 새집' '머슴아들' '수방사2'(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방송 포스터> |
[뉴스핌=황수정 기자]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주목받았던 '집방'이 조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시청률 면에서는 '먹방' '쿡방'을 따라잡진 못했지만 화제성 하나는 확실하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을 중심으로 특색있는 다양한 집방 예능이 생겨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특히 SNS를 통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해시태그가 탄생했다. 스스럼없이 직접 꾸민 방을 공개하며 '온라인 집들이'라는 말도 생겼고, 노하우 공유도 활발하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집방 예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 실용성 甲…tvN '내 방의 품격', JTBC '헌집 새집'
노홍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tvN '내 방의 품격'은 실용적인 정보와 함께 일반인 인테리어 스타로 관심을 얻고 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연예인 게스트는 물론, SNS나 블로그 등에서 이미 유명한 일반인 '방스타'가 직접 출연해 노하우를 공유한다.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인테리어 노하우와 함께 두 가지 인테리어를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tvN '내 방의 품격', JTBC '헌집 새집' <사진=tvN, JTBC 캡처> |
'내 방의 품격'은 전문가도 몰랐던 일반인 방스타의 노하우가 강점이다. 충격을 넘어 보는 이를 경악하게 만드는 저렴한 가격에 뒷목 잡는 전문가와 연예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CJ E&M 관계자는 "실생활에서 직접 할 수 있을 것 같은 수준의 실용적인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한다. 집 전체를 바꾸는 것이 아닌 벽이나 문 등으로 세분화해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헌집 새집'은 지난 3일 방송분이 2049 타깃 시청률 2.6%(닐슨코리아, 수도권 광고제외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종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헌집 새집' 역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 JTBC 관계자는 "1인 가구가 1000만인 시대에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혼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정보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정된 주머니 사정 내에서 인테리어를 해야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빛나는 노하우들이 많이 공개되고 있으며, 선택받지 못한 인테리어 속 소품은 추첨을 통해 시청자에게 선물하고 있다.
◆ 남심 공략 성공…채널A '머슴아들', XTM '수방사'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과 최근 시즌2가 시작된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는 특히 남성들에게 인기다. '머슴아들'은 달인 김병만의 진두지휘 아래 현주엽, 박정철, 정준하, 양세형, 이해우 등이 직접 주택 개보수에 나선다. 쓰러져가는 집이 환골탈태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출연진들의 성장도 눈길을 끈다. '수방사'는 콘셉트부터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아내 몰래 남편 자신만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취미를 반영한 이 공간이 참 파격적이다.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XTM '수방사', 채널A '머슴아들' <사진=XTM, 채널A 캡처> |
'머슴아들'은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는 물론, 지난 1월9일 방송분은 닐슨코리아 20대 남성 기준 2.0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MBC '마이리틀텔레비전' 1.70%, SBS '그것이 알고싶다' 1.62%, JTBC '히든싱어' 1.24%) 채널A 관계자는 "남성스러운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데다 집을 짓고 사는 것에 대한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부분이 있다"며 "고된 노동으로 끈끈해지는 남자들의 동지애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낚시터, 당구장, 격투기장, 만화방 등 파격적인 공간 창출로 화제를 모았던 '수방사'는 인기에 힘입어 시즌2가 시작되면서 XTM과 tvN에서 동시 방송 중이다. 방송이 끝나면 포털사이트에 캡처 이미지가 돌아다니는 것은 기본. 특히 남편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취미를 즐기기 어려웠던 젊은 아빠들에게 인기다. CJ E&M 관계자는 "남성들의 숨겨져 있던 욕망이 분출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집방 열풍, tvN '렛미홈' 이어간다
'렛미홈'은 불편한 집 구조 때문에 고민인 가족들의 신청을 받아 솔루션을 제공하는 '홈 메이크오버쇼'다. 연출을 맡은 박현우PD는 "공간의 재구성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단순히 인테리어를 넘어 집이 가족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개조해 나가는 면에서 차별점이 눈에 띈다.
새롭게 시작하는 '렛미홈' 포스터 <사진=tvN 제공> |
이처럼 지난해 출격한 '집방'은 SNS와 온라인을 통해 주목 받으며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내 집이 아닌데 꾸며서 뭐하나'는 자조적인 반응이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잠깐 살더라도 더 안락하게, 취향에 맞게 꾸미고 싶어하는 욕구가 늘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부터 인테리어의 A to Z, 돈을 아낄 수 있는 노하우 등 온갖 정보로 가득찬 '집방' 예능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질 듯 하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