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무역수지, 10일 ECB 정책회의 예정
다음 주 BOJ, FOMC까지 관망장세 예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경제 침체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3주 연속 랠리한 뉴욕 증시가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와 경제지표 개선세에 대한 의문이 남아깄기 때문에 속도 조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 함께 나오고 있다.
증시 참가자들은 주 초에 지난 주말 전인대에서 발표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6.5%~7%)를 반영한 뒤, 8일 중국의 무역수지와 10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이어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대기할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3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6.59포인트(0.33%) 오른 1999.99에 거래를 마쳐 2000선 재탈환을 목전에 두는 등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 10월 이후 최장기인 4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특징도 남겼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가며 경기 침체 우려를 식히고 있다. 지난달 고용시장에선 임금이 감소했지만, 비농업 부문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24만2000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 냈고, 제조업 경기 지표 역시 예상치를 웃돌며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유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시장 심리를 개선하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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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 10일 ECB 통화정책회의 '주목'
이번 주 시장이 가장 기다리는 이벤트는 단연 ECB의 통화정책회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 1월 회의에서 3월 추가 부양책 발표 계획을 시사한 만큼 관심은 추가 완화의 정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가들은 ECB가 예금금리를 마이너스(-)0.4%로 10bp(1bp=0.01%포인트) 내리고 채권매입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네필 힐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게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12월 만큼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실망스러울까봐 걱정하고 있다"면서도 "경제와 금융, 정치적 배경이 지난 3개월간 상당히 변해 대담하고 효과적인 조치가 그저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이선 해리스 세계 경제 리서치 공동 헤드는 CNBC에게 "ECB가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에서 더 내릴 것으로 보이고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확대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ECB가 보여줄 큰 무기가 없는데 이 과정을 ECB가 잘 진행하고 그것에서 긍정적인 재료를 끌어낼 수 있다면 세계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는 연초부터 세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몰고 온 중국 경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무역과 물가지표도 발표된다. 중국은 지난 주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5~7%로 제시했다.
다만 중국 지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지 않다. 경제 전문가들은 2월 중국의 수출이 1년 전보다 15%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입은 같은 기간 10.2%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는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9%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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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 FOMC 대기, 금리보단 경기 판단
최근 개선된 지표를 본 시장은 오는 15~16일 열리는 FOMC의 경기 판단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이달 FOMC 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지만, 회의 후 발표되는 성명서와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가 주요 관심거리다. 이를 보고 시장은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하게 된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금리 인상을 2%로 낮게 보고 있으며 4월 긴축 확률을 18%로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지난해 연준이 예고한 4차례보다는 적은 금리 인상이 올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그동안 꾸준히 긴축을 주장해 온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미국 경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도 이 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UBS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주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 (경제의) 확장의 강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몇 주간 경제지표는 개선됐다"면서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HS파트너스의 로버트 스미스슨 펀드매니저는 "금리 인상 속도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는 느리겠지만, 경제가 둔화한다는 조짐을 보기 전까지 긴축은 진행될 것"이라면서 "경제가 저성장 환경에서 빠져나왔는지는 전혀 확실치 않다"고 강조했다.
7일에는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번 주 미국 경제지표는 7일 소비자신용과 9일 1월 도매재고, 10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11일 2월 수출입물가지수가 예정돼 있다. 다른 주간보다는 지표가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결과에 따라 1분기 미국 경제의 확장속도를 가늠하며 올해 긴축 경로 추정에 활용할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는 미국의 수입물가 지표다. 해리스 헤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볼 때 수입물가의 하락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면서 "수입물가는 달러 강세로 굉장히 약했지만, 이것의 하락 속도는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