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미래전략실·삼성물산 변화 관심 집중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그룹이 이르면 다음달 1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 통합삼성물산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오는 1일자로 사장단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하고 오는 2일 예정된 수요 사장단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4일에는 후속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1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4일 임원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삼성그룹측은 그동안 올해 사장단 인사 시점에 대해 ‘예년처럼’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올해 사장단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추대 여부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건희 회장이 병중이라는 점과 함께 이 부회장 본인도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부회장을 보좌하고 그룹을 컨트롤하는 조직인 미래전략실에도 소폭의 변화만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은 바뀐 지 얼마 안 된 인물들이 많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애기도 흘러나온다. 인사팀장인 정현호 부사장의 사장 승진설도 나온다.
올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삼성물산의 경우는 현재 4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2~3인 대표 체제로 줄어들면서 중복되는 사업부문을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희망퇴직을 완료한 삼성물산 리조트건설 부문이 기존 건설부문에 흡수될 가능성, 패션부문이 상사부문과 합쳐질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삼성물산을 이끌 수장으로는 최치훈 사장이 거론된다. 최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나온다. 다만, 삼성물산측에서는 이같은 다양한 관측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가 끝나는 사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등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 사장들의 거취와 등기임원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 금융계열사 사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의 인사 원칙인 성과주의대로라면 옷을 벗을 가능성이 있지만 사업 정상화와 구조조정 이후 조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장들에 한 번 더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높다는 진단이 나온다.
삼성이 미래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바이오, 기업거래(B2B) 확대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전격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전반적으로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삼성이 최근 화학사업 매각을 비롯해 그룹 전반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다.
5년래 최소규모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그룹을 통틀어 단 3명만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11명 규모의 인사를 낸 바 있다.
사장단 인사 이후 단행되는 임원 승진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1년 501명 승진 발령 이후 2012년 485명, 2013년 475명, 2014년 353명 등으로 승진 규모를 계속 줄여왔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 계열사 전반에 이뤄지고 있는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이 최소 임원 승진 인사 관측 배경이다. 빅딜 등으로 전체 임원 자리를 줄이는 상황에서 대규모 승진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는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 수준의 어려움이 다시 도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에도 이같은 점이 반영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