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러면서 "그리스 국민은 정부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용기 있게 그리스를 대표했는지와 회복을 위해 이번 합의가 충분한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나는 정부의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해 그리스인들의 표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리스 현지 매체들은 그리스 정부가 내달 20일 조기총선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총선 전까지 과도 정부로 운영된다.
그리스 헌법에 따르면 행정부가 선거 후 1년 안에 사퇴할 경우 대통령은 먼저 제1야당과 정부 구성을 논의해야하지만 그리스의 제1야당인 신민주당(ND)이 정부를 구성할 확률을 낮아 치프라스 총리의 요청대로 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강도 높은 긴축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바탕으로 지난 1월 취임한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13일 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을 받아들이면서 집권 여당인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치프라스 총리는 "우리는 우리가 원했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여건상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그리스 의회는 3년간 860억 유로의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개혁 패키지를 총 300명의 의원 중 151명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당시 시라자 의원 149명 중 32명이 구제금융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11명은 기권하면서 치프라스 총리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회의를 열고 총리 신임투표와 조기총선을 놓고 논의한 결과 조기총선을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투표보다 조기 총선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제금융안 표결에서 치프라스 총리를 지지한 106명의 시리자 의원과 연정 소수당 독립그리스인당(ANEL)의 13명의 의원을 합쳐도 신임투표 통과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합의한 긴축안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 여론이 악화할 수 있어 빨리 조기 총선을 결정하는 것이 치프라스 총리에게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도 내달 20일 총선 실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하면 치프라스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메트론 애널리시스가 지난달 24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시리자는 33.6%의 지지를 얻어 그리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당 자리를 유지했다.
그리스는 이날 3차 구제금융의 첫 분할금을 받아 유럽중앙은행(ECB)에 32억 유로의 부채를 상환했다.
유로존에선 치프라스 총리의 조기 총선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대변인인 마틴 셀마이르는 "그리스의 조기 총선은 그리스를 대표해 치프라스 총리가 사인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