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시기율위원회는 22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광명유업(光明乳業) 궈번헝(郭本恒) 전 회장이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상하이시기율위원회 공식 사이트 |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의 대표적인 국유 유제품 업체인 광명유업(光明乳業, 600597.SH)의 궈번헝(郭本恒) 전 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시기율위원회는 22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궈번헝 광명유업 전 회장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광명유업이 발표한 2014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궈 회장은 지난 2013년 4월 19일부터 2016년 4월 19일까지 회사 이사 및 총경리 직무를 수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광명유업이 “궈번헝 회장이 개인 사유로 인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고, 궈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직 소식에 업계에서는 '개인 사유'가 결코 간단한 이유가 아닐 것이라는 등 각종 추측이 제기됐다.
경화시보에 따르면, 22일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궈번헝이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직원의 고발때문"이라며 "최근 광명유업이 추진한 글로벌 최대 인수합병(M&A)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수 개월간 주식 거래를 중지 중인 광명유업은 지난달 8일 이스라엘 최대 식품업체인 트누바(Tnuva)의 지분 76.7%를 68억7300만 위안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상술 업계 관계자는 "아마도 해당 M&A에 국유자산 유출 혐의가 적용됐을 것"이라며 "트누바 인수가를 고의적으로 높임으로써 일부 인수자금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M&A 관련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황에서 궈 전 회장의 기율위반 행위가 트누바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거래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유자산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중국 사법부 등 유관 부처가 이스라엘 측과 협상을 통해 손실분을 회수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궈 회장이 기율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광명유업의 대주주인 광명그룹 관계자는 "매우 놀랍다"면서 "회사 경영 상황은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광명유업의 관계자 역시 "회사 모든 업무가 정상 궤도 안에 있다"며 외부의 지나친 우려에 경계심을 표했다.
업계는 그러나 이번 궈 전 회장 사건으로 광명유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며,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투자자 외면으로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상하이시 국유기업 개혁의 선봉에 서 있던 광명유업이지만, 회사를 진두지휘했던 '수장'의 몰락으로 광명유업의 '광명'이 사라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올해 52세의 궈번헝은 식품학 박사로, 광명유업에서 15년간 재직했다. 왕자펀(王佳芬) 총경리의 뒤를 이어 2007년 광명유업 총경리로 부임한 뒤 회사 영업수입을 2008년의 82억600만 위안에서 2015년 203억8500만 위안까지 끌어올렸다.
2011년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경영포럼에서 "중국의 생우유의 국가표준화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졌다", "쓰레기에서는 쓰레기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 화제가 되었으며, 업계로부터 '중국 유제품 업계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