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약세, 유럽 국채 금리 하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로존 지도자들이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외환 및 국채시장은 향후 전개될 상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출처=AP/뉴시스> |
구제금융 협상 재개 합의 소식에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4bp(1bp=0.01%포인트) 내린 0.86%를 기록했으며 스페인의 같은 만기 국채는 3bp 내린 2.10%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그리스의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그리스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받아들이고 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지난 5일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한 협상안보다 강도를 높인 긴축 계획이 이번 협상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속한 시리자 내에서도 분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데다 일부 정부 인사들은 이번 합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은 "이것은 불가능한 합의"라며 "이것은 그리스 경제가 회복하도록 하는 것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비판했다.
자금난으로 영업을 중단한 그리스 시중은행들의 영업 재개 시점도 미지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그리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ELA) 한도를 재차 동결했으며 그리스 은행들은 이날까지로 예정돼 있던 은행 영업 중단 조치를 이틀 더 연장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합의안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해 투자자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엘-엘리언 자문은 "유로존 지도자들은 엉망이고 불확실한 상황을 지속하기로 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굉장히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존 데이비스 스탠다드차타드 이자율 전략가는 "시장은 앞으로 일어날 위험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라며 "이번 합의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의 첫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너무 멀리 앞서 나갈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회사인 GAM의 앤소니 라울러 포트폴리오 펀드매니저는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고 사실은 끝나려면 아직 멀어 보인다"며 "그리스 정부가 제안을 받아들일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스탠다드 생명보험의 앤드류 밀리건 글로벌 전략 헤드는 "우리는 안도 랠리를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세부 사항으로 넘어가면 특히 그리스 정부에 있어서 여러 개의 장애물이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