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외국계 터줏대감은 축소경영 및 현상유지 매달려
<이 기사는 1일 뉴스핌 유료 뉴스 'ANDA'에 출고됐습니다.>
[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 금융시장에 새 얼굴의 외국계 은행들이 영업을 확대하며 파생상품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BOA, 골드만삭스, HSBC, 바클레이즈 등 터줏대감들은 현상유지 또는 축소경영을 고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업확대를 위해 '갑기금'을 확대한 외국계 은행은 총 8곳으로 대부분 중국계나 우리나라에 처음 진출한 아시아와 유럽계다.
중국계 은행은 교통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4곳과 싱가포르는 오버시차이니스뱅킹코퍼레이션(OCBC)와 유나이티드오버시즈뱅크리미티드(UOB) 2곳, 독일은 바덴뷔르템베르크주립은행(LBBW), 스페인은 빌바오비스까야아르헨따리아은행(BBVA) 등이다. 중국계를 제외하면 나머지 은행은 2008년 이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갑기금은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들이 자국 본점에서 들여오는 영업기금으로 외은지점의 납입자본금 성격이기 때문에 국내에 지속해서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을기금은 1년마다 본점의 연장 승인을 받는 조건부 자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의 터줏대감인 골드만삭스, UBS, BNP파리바, 크레딧아그리꼴,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금융위기로 2008년과 2009년 사이 국제결제은행 BIS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용 갑기금만 늘렸다. 이들은 2015년 6월까지 영업기금 확충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런 곳이 총 40개 외국계 은행 중 30여곳이나 된다.
중국계를 비롯한 외국계 은행 새 얼굴들의 영업확대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의 아시아 역내 교역이 확대되면서 무역금융수요가 늘어서다.
최근 서울지점 신설 예비인가를 금융위로부터 받은 느가라 인도네시아은행(Bank Negara Indonesia∙BNI)도 기업여신, 무역금융을 중심으로 은행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갑기금 규모는 330억원으로 외국은행 지점의 최소 기준 30억원 10배나 된다.
독일 5대 은행으로 지난 2008년 진출한 바덴뷔르템베리크 주립은행(LBBW)도 지난 3월 갑기금을 159억원 추가해 679억원으로 늘렸다. LBBW는 관계자는 “지속적이고 활발한 영업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주로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했는데 최근 교역규모가 늘어나면서 영업기금도 확대가 필요했다.
파생상품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싱가포르 2위 은행인 OCBC는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을 취급하기 위한 자본금 기준 500억원을 맞추기 위해 갑기금을 160억원에서 720억원으로 지난 5월 확대했다.
OCBC 관계자는 “현재 수출입금융, 기업금융, 금융기관 영업을 하고 있는데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을 확대하려 한다”면서 “본점의 지침이 있어야만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OCBC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은 6월에 인가했고 최근 중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통화 이자율 기초 장외파생상품으로 업무영역이 확대됐다”면서 “다른 아시아 은행들도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