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용엄마 대너리스로 입지를 다진 에밀리아 클라크(29)가 ‘터미네이터’의 히로인 사라 코너로 변신했다. 린다 해밀턴(59)과 레나 헤디(42)에 이어 3대째 사라 코너로 변신한 에밀리아 클라크는 2일 전격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만났다.
에밀리아 클라크의 내한에 맞춰 개봉한 신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시리즈 최신작이자 리부트 3부작의 막을 여는 작품이다. 미래전쟁에서 패한 스카이넷이 시간여행을 시도하면서 막을 올리는 이 영화에서 에밀리아 클라크는 20세 혈기왕성한 사라 코너를 열연했다.
세계적으로 히트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에밀리아 클라크에게 거대한 도전이었다. 특히 대배우이자 인생선배이기도 한 아놀드 슈왈제네거(67)와 만남부터 짜릿하고 인상적이었다.
“대단했죠. 엄청난 연기자를 눈앞에서 봤다고 상상해 보세요.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제가 어린시절부터 동경한 아이콘이었어요. 이런 사람을 만나 같이 연기한다는 게 인생에 있어 특별한 경험이자 행운이었죠.”
신작에서 사라 코너는 아놀드가 연기한 T-800을 ‘팝스’라고 부르며 아빠처럼 따른다. 터미네이터 1편에서 T-800을 살인기계로, 2편에서 자신을 지켜줄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라 코너의 의식 자체가 큰 변화를 맞은 셈이다.
“맞아요. 우린 새 영화에서 팝스와 사라 코너의 관계를 부녀처럼 묘사했어요. 실제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사람을 참 편하게 해주세요. 재미있고 말도 곧잘 건네죠. 연기하는 걸 보면서도 많이 배웠고요. 영화에서 부녀간이라는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전에는 표현되지 않았던 사라 코너의 풍부한 감성이 드러나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사라 코너를 열연한 에밀리아 클라크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원작에서 사라 코너는 저항군 리더가 되는 아들 존 코너를 필사적으로 지키는 캐릭터입니다. ‘왕좌의 게임’에서도 비슷했죠. 제 연기 커리어가 긴 편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두 번이나 엄마 연기를 했네요. 두 캐릭터 모두 여전사 면모를 가졌지만 내면엔 따뜻한 감성을 지녀 인상적이었죠. 개인적으로 제 엄마를 거울 삼아 연기했답니다.”
에밀리아 클라크는 원조 사라 코너 린다 해밀턴과 드라마 ‘사라 코너 연대기’의 레나 헤디와 스스로 비교되는 듯해 무척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기쁜 한편으론 큰 부담이 됐어요. 린다 해밀턴이 연기한 사라 코너는 시리즈를 대표하는 캐릭터잖아요. 어떡하면 새로운 면을 부각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 영화가 시간여행으로 특별한 상황이 설정된 게 다행이었죠.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사라 코너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고, 그 덕에 성격도 이전과 달라요. 팝스와 아빠·딸의 관계가 형성된 것도 그 덕이죠.”
신작에는 1991년 ‘심판의 날’에서 보는 이를 소름끼치게 했던 액체로봇 T-1000이 다시 등장한다. 전작에서 로버트 패트릭이 전율의 연기를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에선 한국스타 이병헌이 특유의 카리스마에 도전했다. 에밀리아 클라크는 이병헌의 인상적인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병헌 씨에 대해선 저뿐 아니라 함께 한 모두가 ‘훌륭한 배우’라고 입을 모았어요. 연기하는 걸 보면 특수효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하더군요. 입이 벌어질 만큼 말이죠. 처음 연기를 할 때 ‘이 사람 정말 연기를 하는 건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만약 나중에 새 영화에서도 함께 할 기회가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