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가수 홍대광(30)이 조금 더 직설적인 표현과 특유의 감성을 유지한 채 너와 함께 하고 싶은 한 남자를 노래한다. 그는 신곡 '너랑'을 타이틀곡으로 한 미니 3집으로 약 1년 만에 활동에 나선다.
홍대광은 앞서 지난 5월 18일 '잘됐으면 좋겠다'를 공개하며 컴백에 시동을 걸었다. 사실상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 개념이었기에 뮤직비디오도 촬영했고, 음원 차트에서 좋은 반응도 얻었다. 한 달도 안돼 팬들과 신곡으로 만나는 그는 기분좋은 설렘을 드러냈다.
인터뷰에 앞서 미리 들어본 '너랑'에서는 잔잔한 미디엄 템포에 통기타 선율이 아름다운 멜로디와 홍대광의 진중한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너랑' 둘이 함께 있는 것만을 원한다는 진심이 담긴 가사가 무겁지 않은 분위기에 녹아들어 여름에 듣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힐링곡으로 완성됐다. 중간에 스피카 양지원이 "사랑해"라고 깜짝 나레이션을 하며 곡의 밝은 분위기를 유지한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사실 선공개곡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때나 지금이나 오랜만에 찾아온 거라 좀 밝고 경쾌한 곡을 하고 싶었고 요즘 희망적인 곡이 필요한 시기기도 하잖아요. 좋은 곡이 나와서 먼저 좀 들려드리고 싶었죠. '너랑'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저다운 노래예요. 기타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데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잘 들려오는 대화체가 특징이죠. 따뜻하면서도 약간 쓸쓸한 느낌도 같이 주는 여러 감정을 담은 곡이에요."
홍대광은 "'답이 없었어'를 좋아하셨던 분들은 자연스레 이 곡을 좋아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 애착이 많이 간다"고 웃어 보였다. 애절한 감성과 서정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목소리.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했지만 아주 같은 것만을 보여준 적은 없었기에 이번 내보인 건 또 어떤 홍대광의 모습일지가 궁금했다.
"이번에 프로듀서가 바뀌었는데 방시혁씨와 함께 오래 해온 분이에요. 대중적인 감이 좋은 분들이고 '총 맞은 것처럼' 같은 곡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했지만 나와 어울릴까 싶었어요. 결국 갖고 있는 것 중에 대중에 좋아할 것들은 뭘까 생각했고, 나름대로 답을 찾았죠. 사실 도전적인 작업이었고 예전과 곡을 대하는 방법적인 면들이 좀 달라지기도 했고요. 신메뉴를 개발하는 느낌이었죠. 다행히 잘 찾아오고 잘 요리가 된 것 같아요. 사실 좋은 곡들이 많아서 5곡만 추리는 게 아쉽긴 했지만 '너랑'이 가장 저다운 노래라고 생각해요."
특히 홍대광은 이번 앨범에 자작곡 '비가 내리면'을 실으며 싱어송라이터로 한발짝 더 다가섰다. 그는 "10곡 정도 이번 앨범에 싣고 싶었지만 가을 감성이라 빼야 했다"고 털어놨다. 홍대광의 이번 자작곡은 먼저 세상을 떠난 반려견 탄이를 위한 이별의 곡이다.
"약간은 밝게 유지하려 한 분위기랑 많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의미가 있는 곡이에요. 작년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으면서 추모곡으로 만들었죠. 화장시키고 오던 날 집에 와서 상실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로 쓴 가사로 바로 곡을 만들었는데 나오고 나니까 좀 덤덤한 것 같아요. 곡 쓰면서 다 털어냈나봐요. 충분히 슬펐다 싶더라고요. 어쩌면 계속 슬퍼하는 게 떠난 존재를 위하는 길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홍대광의 미니 3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비주얼의 변화다. 그간 고수해온 따뜻한 교회 오빠 이미지를 안경과 함께 벗어던지고, 이제는 거의 미남 반열에 들 기세다. 비결을 물으니 그는 "뻔뻔해져서 그렇다"고 또 한번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냥 뻔뻔해졌나봐요. 예전처럼 좀 어색해하는 건 많이 없어졌죠. 다양한 감정과 태도를 갖게 돼서 사진이 잘 나왔어요. 외모가 나아진 것보다 점점 좋은 걸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해보니까 더 잘 어울리는 걸 찾게 되죠. 비결은 따로 없지만 쉬는 동안 쉬는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푹 빠졌어요. 그 전엔 크로스핏이나 킥복싱을 했었는데 사실 과격한 것보다 웨이트가 더 잘 맞아요. 처음엔 무식하게 열심히만 했는데 정확하게 자세와 자극을 느끼면서 할 때는 적은 무게로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좋았죠."
또 변한 게 뭐가 있느냐고 물으니 홍대광 스스로는 "사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프로듀서"라고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간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가사로 여심을 사로잡아 온 만큼 약간은 돌려 표현하는 가사를 더 좋아했다는 홍대광. 이번 프로듀서와 작업하면서는 '돌직구'의 매력을 알게 됐다.
"가장 큰 건 프로듀서죠. 예전에 커브하는 편이었다면 이번엔 돌직구 스타일로 바뀌었어요. 하려는 말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요. 직접적이라 듣기도 편하고 더 부담 없는 것 같긴 해요. 예전엔 이런 방법이 익숙지 않았어요. 하지만 하고 보니 장점이 있구나 싶었죠. 개인적으로는 커브해서 표현하는 걸 더 좋아했던 게 사실이에요. 전 고백을 할 때도 나 너 좋아해. 사귀자. 이러지 못하거든요. 엄청 준비하고 마음도 다지고 계속 신호를 주면서 마지막 순간에 조심스레 하는 스타일인데 이젠 돌직구가 정답일 때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가사든 고백이든 두개를 다 사용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가 아닐까요. (웃음)
'슈퍼스타K4'에서 가수 데뷔, 그리고 공연을 잘 하는 가수까지 홍대광이 다져온 길은 그리 길지 않지만 단단하다. 벌써 여러 차례 단독 공연을 연 베테랑이 된 그는 오는 25~26일에도 서강대 메리홀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한 여름 밤의 고백'을 연다. 스스로는 꾸준히 관객들이 찾아오는 이유를 '다양한 무대'라고 은근히 자랑을 하기도 했다. 그간 가장 공연에서 인상깊었던 무대론 초심으로 돌아간 무반주 버스킹 순서를 꼽았다.
"생각보다 다양한 무대가 매력이죠. 아무래도 노래 스타일에선 공연에 특화된 면이 있어요. 버스킹 영향도 있고 성량으로 어디 가서 안 지거든요. 발성을 소리 지르는 걸 많이 해와서 공연장에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제 공연의 장점이에요. 발라드를 불러도 짱짱하게 지루하지 않게 만족감을 드릴 수 있으니까요. 가장 의미있었던 무대요? 누군가는 오글거릴 수 있는데 마이크 없이 음향 연결 안하고 생라이브를 한 적이 있어요. 버스킹 하던 시절 떠올리면서요. 어떤 일본 기자가 그걸 우연히 보고 직접 찾아오기도 했죠. 저도 그 무대가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제 가수가 된 지 3년차. 남보다 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 만큼 홍대광은 음악 앞에 누구보다도, 더없이 진지하다. 어떤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고 있냐고 물으니 "아직까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면서도 아주 작지만 확신에 찬 목표를 얘기했다. 과연 홍대광이 소리 없이 강한 이유는 장기전을 마다않는 뚝심에 있다고 한번 더 생각하게 했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아요. 지금으로선 음악을 들으면 잘 웃는 얼굴이 자연스레 생각나고 기분이 좋아지는 가수가 되자는 게 목표죠. 앞으로 7년은 더 해서 10년은 채워야 좀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송창식 아저씨가 그런 말을 하셨대요. 기타치는 사람에게 10년 하기 전까지는 재능에 관해 말하지 말라고요. 이제 가수 된지 2년 밖에 안됐는데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게 오만인 것 같기도 해요. 꾸준히 열심히 시간을 두고 걸어가려고요. 조금은 돌아갈 수도 있지만 가수의 길을 잘 걷고 있는지 판단해보려면 10년은 해봐야 알 수 있겠죠."
뒤늦게 이룬 가수의 꿈, 돌아보니 더 소중한 '슈퍼스타K4' 반려견 탄이를 보낸 뒤 자작곡을 쓰고, 이번 앨범에 소개하게 된 홍대광. 1년 간의 공백기를 보내며 곡 작업이나 노래를 부를 때 영감을 받을 만한 경험이 최근에 있었는지, 연애나 이별같은 강렬한 경험에 영향을 받았는지 물었다. "요즘에는 영감은 대부분 라디오 사연 들으면서 이입하면서 받아요.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물어보고 가사로 써도 되냐고 얘기해봐야 하나 싶을 정도예요. (웃음) 저희 라디오가 에세이를 읽어주는 거라 그런지 표현이 시적이고 무게감 있는 글들이 많이 와요. 와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해요." 3년이나 지났지만, 슈퍼스타K 얘기를 아직도 하게 되는 이유는 홍대광이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라 더 그렇다. 홍대광이나 김필 등 다른 이보다 조금 느리게 비로소 꿈을 이룬 케이스를 보며 새삼 '슈퍼스타K'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게 됐다. "듣고 보니 정말 그래요. 슈스케가 참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희망의 끈이죠. 제가 정말 대단한 수혜자였다는 생각이 들고 프로그램도 잘 남아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장단점이 있긴 한데 장점이 더 많은 게 사실이에요. 무명을 단번에 관심 받게 해주는 효과가 워낙 뛰어나니까요. 사실 지인 중에 빛을 못본 친구들도 있어서 추천해봤는데 오디션에 맞는 사람은 흔치 않더라고요. 추천하고 팁을 알려줘도 해도 잘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진짜 저도 슈스케4에 안나갔으면 잘됐을까 싶기도 하고, 다행히 잘 독립해서 가고 있으니 프로그램도 잘 되면 좋겠죠. 하하."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MMO엔터테인먼트]